‘센 언니’ 귀환 포미닛 “남성팬들은 남지현이 붙잡기로” [인터뷰]

입력 2015-02-10 0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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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미닛의 남성팬을 사수하는 중책을 맡은 남지현,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포미닛이 ‘센 언니들’로 다시 돌아왔다.

자신들의 여섯 번째 미니앨범 ‘Crazy’를 발표한 포미닛은 한동안 이어 왔던 트렌디하고 어여쁜 걸그룹의 모습을 버리고 파격적이고 거친 퍼포먼스를 선보이던 센 캐릭터를 다시 들고 나왔다.

센 캐릭터를 해서 더 솔직해진 건지, 솔직해서 센 캐릭터가 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인터뷰에서 포미닛의 멤버들은 미묘하게 전작 ‘오늘 뭐해’ 때 보다 더 거침없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아 포미닛은 원래 이런 모습이었지’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했다.

이번 앨범의 콘셉트에 대해 김현아는 “‘이름이 뭐예요’부터 생활용어 노래를 부르면서, 기존의 포미닛 색깔을 많이 감추고 다가가려고 많이 노려했다”라며 “그러다가 이제는 확고하게 ‘센 언니들’로 포미닛의 이미지를 굳혀보자고 마음먹었다”라고 다시 강렬한 캐릭터로 방향을 잡은 이유를 밝혔다.

특히 ‘예쁘다’기 보다 ‘멋있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타이틀곡 ‘미쳐’의 퍼포먼스와 의상들에 대해 전지윤은 “‘걸그룹이 꼭 예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을 했다. 예쁜 건 화장만 좀 더 해도 예뻐 보인다. 무대에서는 곡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라고 상당히 파격적인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허가윤은 “요즘에는 예쁜 걸그룹이 많고 심지어 어리기까지 하다. 우리가 그 친구들보다 예쁠 자신이 없다. 그래서 (예뻐 보이는 걸)포기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인 것 같았다”라고 100% 자의에 의한 회기만은 아님을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물론 이것이 하는 수 없이 콘셉트에 변화를 준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김현아는 “(포미닛에)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고 생각한다”라며 “트렌디한 여성이고 싶었고, 허가윤이 직접 스타일링을 맡았다. 그런 것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라고 말해 ‘미쳐’는 자신들에게 최적의 모습을 찾은 결과물임을 알렸다.

이번 앨범이 더욱 포미닛 멤버들에게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역대 앨범 중 멤버들의 참여도가 가장 높은 앨범이기 때문으로, 허가윤의 스타일링은 물론, 김현아와 권소현은 작사에, 전지윤은 작곡에 참여하며 ‘진짜 포미닛의 앨범’에 한발 더 다가갔다.

앨범의 전체적인 콘셉트와 의상 디자인을 맡은 허가윤은 “10년 뒤에 봐도 촌스럽지 않는 가수이고 싶었다”며 “검은색이 무게감이 있어 메인 색상으로 잡고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줬다. 또 옷이 화려하면 춤이 죽을 것 같아 심플하고, 라인은 보이지만 야하지 않은 모습에 중점을 뒀다. 몇 십 년 뒤에 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스타일을 추구했다”라고 의상에 대한 철학을 밝혔다.

(시계방향)전지윤 권소현 허가윤 김현아,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지금이야 쉽게 이야기 하지만 전체적인 앨범의 콘셉트를 구상하고 표현하는 역할을 맡은 허가윤이 받은 스트레스는 상당한 것이었고, 또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중이다.

허가윤은 “요즘 너무 예민하다. 처음에 재킷 사진이 미완성 상태로 유출이 됐는데, 안좋은 댓글이 많이 달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도 정식으로 사진이 제대로 나오니 반응이 좋아 져서 많이 나아졌다”라며 “사실 지금도 많이 아프고 약도 먹고 있다”라고 정신적인 피로와 그로인한 충격이 상당함을 털어놓았다.

더불어 허가윤은 가장 스트레스 받은 일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저 모자 뭐냐’가 제일 스트레스 받았다”라고 기다렸다는 듯이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모자가 메인 아이템인데 이건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거다”라며 “또 손 사진을 찍었는데,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다. 특이하게 표현하고 싶어 그렇게 했다가 대상포진 걸렸다”라고 주위의 평가에 극도로 예민해져 있음을 토로해 슬픈 웃음을 자아냈다.

공개 전 평가야, 이래저래 말이 있었다고 하지만, ‘미쳐’의 티저와 음원이 차례차례 공개되면서 의상이 노래가 잘 어울린다는 평이 늘고 있으며, 특히 이는 ‘멋진 여성’의 이미지 때문인지 여성 팬들에게 더욱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원래부터 여성 팬층이 더욱 두꺼웠던 포미닛은 “우리가 여성 팬들이 많다 보니 노출을 자제 했고 섹시보다는 파워풀함을 강조 했다”라며 “에너지 넘친다는 평을 받고 싶다”라고 말해 노출이나 섹시는 거리가 있음을 알렸다.

그리고 이는 포미닛이라는 그룹의 이미지에 필요한 요소라고 하지만, ‘섹시한 포미닛’의 모습을 기대하던 남성 팬들에게는 진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에 허가윤은 “그래도 우리 곡 중에 남지현 파트가 가장 여성미가 부각 된다”라고 남지현에게 중책을 맡겼고, 남지현은 “(내 생각에도)내 파트가 가장 여성스러운 것 같다. 떠나려는 남자 팬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김현아는 “힙합곡을 좋아하는 남성 팬들이 많으니, 트렌디하고 멋진 그런 면을 봐줄 거라 믿는다”라고 장르적인 부분에서의 주목도 당부했다.

이번 ‘미쳐’ 앨범에 대해 ‘쟤들 진짜 미친 거 아냐?’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밝힌 포미닛은 “이번 앨범은 ‘모 아니면 도’라는 말을 많이 했다. 진짜 잘되거나 아니면 마니아적인 곡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라고 대박과 쪽박을 모두 감안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어 허가윤은 “대중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진짜 잘되면 우리가 하는 음악과 색깔이 바로 대중적인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앨범으로 ‘너무 세다’, ‘대중성 없다’ 그런 말보다는 ‘포미닛은 저렇게 해야지’, ‘포미닛 음악은 이거지’라는 이미지가 구축 됐으면 좋겠다”라고 이후 포미닛이라는 브랜드를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덧붙였다.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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