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승균 혹독한 사령탑 데뷔전 “나도 선수도 부담됐던 것 같다”

입력 2015-02-1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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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승균 감독대행이 1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홈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내리고 있다. 추 감독대행이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KCC는 52-78로 완패했다. 전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KCC, 오리온스에 완패…김태술 부상 악재도

한국남자프로농구 역사상 몇 안 되는 ‘원 클럽 맨’인 추승균(41) KCC 감독대행이 사령탑 데뷔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11일 전주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 오리온스와의 홈경기에서 처음으로 팀을 지휘했으나, 결과는 52-78의 완패였다. KCC의 홈경기 연패도 10경기로 늘었다.

추 감독대행은 9일 허재 감독의 전격 사퇴로 갑작스레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팀을 추스르기에 이틀은 너무 짧았다. 그러나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도록 선수들을 독려하는 등 KCC의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썼다. 인천에선 전자랜드가 SK를 73-67로 꺾었다.


● 팀의 전설이 지휘봉을 잡다!

추승균 감독대행은 선수시절 KCC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였다. KCC의 전신인 현대 때부터 은퇴할 때까지 하나의 유니폼만 입었다. 1997∼1998시즌부터 총 15시즌 동안 정규리그 통산 738경기에 출전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까지 포함하면 모두 847경기를 오로지 한 팀을 위해 뛰었다. KBL에서 추 감독대행보다 더 오래 한 팀에서 뛴 선수는 아직 없다. 그는 KCC가 5차례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할 때 모두 코트 위에 있었다. 또 1만19점으로 KBL 역대 득점랭킹 2위에 올라있다.

선수시절 화려하지는 않아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정확한 중·장거리 슛을 갖춰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통했다. 2011∼2012시즌을 마치고 은퇴한 뒤 곧장 KCC에서 지도자로 변신해 코치를 맡아왔다. 추 감독대행은 “지금까지 농구를 해온 시간이 엄청나게 긴데 감독이 되니 또 다르다. 다들 부담 갖지 말라고 하는데, 막상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자신이 오랜 기간 몸 담아온 팀을 재건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인지, 데뷔전을 앞두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 혹독했던 사령탑 데뷔전

추승균 감독대행은 오리온스전에 앞서 “수비에 1∼2가지 변화를 줬다. 선수들이 헷갈릴 수도 있는데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한다”며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오리온스전 내내 고전했다. 1쿼터부터 14-23으로 뒤졌고, 2쿼터에는 26-41까지 밀렸다. 추 감독대행은 선수들을 독려하며 점수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 했지만, 전력차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쿼터 종료 직전에는 주전 포인트가드 김태술이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가는 등 뜻밖의 악재까지 나왔으나 의연하게 대처했다.

경기 후 추 감독대행은 “나도, 선수들도 부담됐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실수가 잦았다. (팀을 직접 지휘해보니) 힘들었다. 팀을 더 추슬러야 한다. 책임감이 장난이 아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코트 앞으로 나와 경기를 보니까 잘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것이 먼저 보였다. 시야를 더 넓혀야 한다”며 “오늘도 (김)태술이가 다쳤는데 계속 부상이 나오는 상황이라 안타깝다”고 미간을 찌푸렸다.

전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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