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감독의 ‘5선발 벌떼 작전’

입력 2015-02-2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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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은 5선발을 놓고 베테랑 투수 송신영(사진)을 비롯해 금민철, 하영민, 최원태에다 김택형, 김해수 등을 상황에 따라 기용할 계획이다. 스포츠동아DB

■ 1∼4선발투수 고정…5선발은 총력전

오재영 고관절염증으로 5선발 전력 이탈
유망주 최원태·베테랑 송신영 등 풀가동
상대팀따라 표적등판…롱릴리프 역할까지

“1∼4선발은 ‘고정’, 5선발은 ‘벌떼’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선발투수 구상을 밝혔다. ‘원투펀치’는 작년 20승을 올린 에이스 앤디 밴 헤켄과 라이언 피어밴드가 활약한다. 3선발은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하고 선발투수로 보직 변경한 한현희다. 문성현이 애리조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4선발을 거머쥐었다. 베일에 둘러싸였던 5선발은 한 명의 적임자를 뽑기보단 여럿으로 메운다.


● 5선발 대신 ‘5선발 후보군’

염 감독은 새 시즌 ‘지키는 야구’를 무척이나 강조했다. 강팀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안정적인 마운드 전력 구축을 목표로 내걸었다. 작년 아픔이 반면교사가 됐다. 넥센은 작년 초반 밴 헤켄을 제외한 선발진이 모두 무너지며 돌려막기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투수력 부족을 절감하며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강팀, 그리고 우승을 위해선 건실한 마운드가 필요했다. 이강철 수석코치, 새로 합류한 손혁 코치 등과 머리를 맞대며 마운드의 주춧돌을 얹으려고 했다. 염 감독은 애리조나 캠프 출발 전 문성현과 오재영이 4∼5선발을 막아주고, 베테랑과 유망주를 고루 엮어 6선발 체제를 내심 고려했다. 12명의 선발후보군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재영이 애리조나 캠프 출국 전 고관절 염증으로 이탈했다. 다행히 문성현이 애리조나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4선발로 자리매김했다.

5선발, 한 자리를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 결론은 고정 5선발 없이 가기로 했다. 당초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계획과 차이가 있다. 우선 믿음을 주는 즉시전력이 나타나지 않았다. ‘프로 2년차’ 하영민은 기대만큼 몸무게와 근력을 올리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반면 내년과 후년을 기약할 만한 유망주들을 차곡차곡 곳간에 채웠다. 신인 최원태, 김택형, 김해수 등이 눈에 띄었다. 여기에 ‘베테랑’ 송신영과 금민철 등이 돌아가면서 5선발 로테이션을 채운다. 이들은 1군 엔트리에 잔류하면서 롱 릴리프 역할까지 함께 맡을 것으로 보인다.

금민철-하영민-최원태(왼쪽부터).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 ‘표적 선발’은 승리 확률을 높인다

4선발까지는 정해진 틀 아래에서 경기를 한다. 반면 5선발은 표적 등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넥센이 작년 후반 특정 팀에 맞춰 선발투수를 냈던 사례와 같다. 언더핸드 김대우가 삼성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5선발이 나선 경기는 승리 확률이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타격전이 될 확률도 높다. 따라서 특정 팀에 강한 투수들을 고루 배치해 승리 가능성을 키우겠다는 염 감독의 전략이기도 하다. 더욱이 넥센의 한현희와 문성현은 아직까지 선발투수로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닝이터의 면모를 더욱 판단하기 힘들다. 따라서 투수들에게 선발 기회를 고루 제공하면서 빈자리를 메우겠다는 판단도 더해졌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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