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통신원수첩] 류현진, SD 천적관계 이어갈까

입력 2015-03-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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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지난해 상대전적 3승 무패·방어율 0.69 맹활약
실즈·업튼 등 투타 보강…류현진 승수 영향 미칠듯

지난 시즌 14승을 따낸 류현진(28)의 가장 좋은 먹잇감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였다. 4경기에서 3승무패를 기록해 자신이 따낸 승수(14승)의 21%를 파드리스를 상대로 거뒀다. 26이닝 동안 삼진 26개를 잡아내며 2점만을 내줘 방어율 0.69를 마크했다. 그야말로 파드리스에게 류현진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오프 시즌 동안 전력을 크게 보강한 파드리스는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치열한 디비전(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다툼을 벌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8월 부임한 AJ 프렐러 단장은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큰 조명을 받았다. 맷 켐프를 비롯해 윌 마이어스, 저스틴 업튼을 영입하며 외야 라인업을 새롭게 구축했다. 마이어스는 2013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출신이며, 켐프와 업튼은 2011년 MVP(최우수선수) 투표에서 나란히 4위 안에 랭크됐던 검증된 슈퍼스타다.

8년 연속 최소 12승 이상을 따낸 제임스 실즈를 FA로 영입해 마운드도 더욱 탄탄해졌다.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4년간 7500만 달러를 제시해 실즈를 잡는 데 성공한 파드리스의 총연봉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실즈를 위시해 앤드루 캐시너, 타일러 로스, 이언 케네디 등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이다. 포수도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로 선정된 데릭 노리스로 교체했다.

이처럼 파드리스가 과감한 투자를 하게 된 배경은 지역 TV 방송사와 12억 달러에 계약을 맺어 자금력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개혁 없이는 다저스와 자이언츠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구단 수뇌부의 판단에 따라 프렐러 단장이 어깨에 날개를 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도 남아있다. 외야와는 달리 욘데르 알론소, 제드 저코, 얀헤르비스 솔라르테, 알렉시 아마리스타로 이이지는 내야진은 모두 지난 시즌 0.240 이하의 저조한 타율을 기록했다. 굴러온 돌에 자리를 내준 카를로스 쿠엔틴, 캐머런 메이빈, 윌 베너블 등 지난해 주전으로 나선 외야진의 교통정리도 필요하다. 버드 블랙 감독은 이번 캠프를 통해 슬러거 쿠엔틴에게 1루수로 변신을 주문했다.

파드리스가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선 것은 2006년이다. 지난 8년 동안 다저스가 4차례, 자이언츠와 애리조나 디백스가 각각 2차례씩 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파드리스는 5할 승률을 두 차례 넘기는 데 그치며 대부분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특급 스타들의 잇단 영입으로 지난 8년 동안 플레이오프와 인연을 맺지 못한 아쉬움을 씻어내겠다는 각오를 보이자 팬들도 화답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시즌 티켓 판매량이 무려 600%나 늘어난 것.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사들은 올 시즌 파드리스가 84승 정도를 거둘 것으로 예측했다.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충분히 노릴만한 전력을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2년 연속 14승을 따내며 메이저리그에서 입지를 굳힌 류현진이 새로운 팀으로 변신한 파드리스를 상대로 천적 관계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올 시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늘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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