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데뷔 홈런, ML도 놀랐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피츠버그 홈피 “성공적 데뷔” 하루종일 메인 장식
CBS스포츠, 밀어치기 능력·파워에 놀라움 표시

토론토와 시범경기 개막전 솔로홈런 포함 1볼넷·4차례 만점수비

기대는 했지만, 예상까지 한 사람이 있었을까. 모두의 눈과 귀를 번쩍 뜨이게 만든 홈런포. 그것도 메이저리그 공식 데뷔 무대였다. 강정호(28·피츠버그)가 강렬한 퍼포먼스로 시범경기 개막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강정호는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토익스체인지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홈런포를 터뜨리며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6번 유격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팀이 5-0으로 앞선 3회초 2사 후 상대 3번째 투수 마르코 에스트라다(우완)를 상대로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 한가운데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타구를 밀어쳐서 가장 깊숙한 곳으로 날릴 만큼 대단한 파워였다. 1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 5회 3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뽑아낸 그는 이날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한 뒤 6회에 교체됐다. 그의 활약은 공격에서만 빛나지 않았다. 한 차례 더블플레이를 완성하는 등 4차례 수비 기회에서 깔끔한 수비 솜씨를 발휘하며 8-7 승리에 기여했다.

긴장할 법도 하지만 메이저리그 무대 첫 시범경기에서 이 같은 활약을 펼치자 메이저리그도 깜짝 놀랐다.

사진출처｜피츠버그 홈페이지

피츠버그 홈페이지는 강정호의 이날 활약상을 메인기사로 게재한 뒤 하루 종일 기사와 홈런 동영상을 홈페이지 대문에 걸어뒀다(사진). ‘홈런이 강정호의 성공적인 데뷔를 화려하게 비추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로운 유격수(강정호를 지칭)는 솔로샷을 연결하면서 단단한 수비로 벅스(파이어리츠의 애칭)의 승리를 이끌었다’며 ‘강정호는 자신의 파워를 보여주기 위해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올 시즌 피츠버그의 가장 큰 열쇠’라고 보도했다.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도 흐뭇한 표정이다. 허들 감독은 “강정호에게 무척 좋은 날”이라며 “높게 들어온 볼이었는데 강정호가 이를 우중간 펜스 너머로 보냈다. 아주 좋은 스윙이었다”며 칭찬한 뒤 “유격수로서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수비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미국의 다른 매체들도 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최초로 직행한 강정호의 깜짝 쇼를 비중 있게 전했다. CBS스포츠는 ‘강정호가 첫 번째 시범경기 홈런을 반대편(우측) 담장 너머로 보냈다’며 그의 밀어치기 능력과 파워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아울러 피츠버그가 한국의 넥센 히어로즈 소속 강정호를 영입하기 위해 500만 달러의 입찰금을 써내고, 4년간 1100만 달러의 조건으로 계약한 데 대해 ‘적절한 투자(decent investment)’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강정호의 파워가 메이저리그에서 통할지, 특히 그가 구사하는 레그 킥(타격할 때 왼발을 크게 들었다 내리는 동작)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첫 시범경기에서 날려버렸다’고 전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