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팬 사로잡은 윤석민의 볼끝

입력 2015-03-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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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으로 돌아온 KIA 윤석민이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해 1년 만에 한국팬들 앞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시속137km짜리 고속 슬라이더에 폭포수 커브
헛스윙 연속삼진으로 1만6000여 팬 환호 화답

527일만의 국내무대 1이닝 2K 퍼펙트

윤석민(29·KIA)이 국내무대 복귀 후 첫 등판에서 건재를 알렸다.

짧지만 강렬했다. 시속 137km짜리 고속 슬라이더는 날카롭게 휘었고, 체인지업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졌다. 완급조절용 낙차 큰 커브에 상대 타자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1이닝만 던졌지만, 국가대표 우완 에이스의 무사귀환을 알리기에 충분한 18구였다.

윤석민이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에 등장했다. KBO리그 복귀 후 첫 실전이자, 2013년 10월 4일 광주 넥센전 이후 527일만의 한국무대 등판이었다. 그가 마운드에 오르자 구장을 찾은 1만6000여 팬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KIA 우완 에이스의 복귀를 반기는 갈채였다.

윤석민은 팬들의 환호에 호투로 화답했다. 첫 타자 안익훈을 맞아 볼카운트 2B-2S서 체인지업으로 2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다음 타자 최승준에게는 1B-0S 이후 슬라이더만 연속으로 3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최승준마저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만드는 날카로운 각의 고속 슬라이더였다. 마지막 타자 김용의를 상대로는 9개의 공을 던지며 풀카운트 승부를 했지만, 허를 찌르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엮어냈다.

윤석민은 2013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볼티모어와 3년 계약(575만달러)을 했지만, ‘메이저리그 등록 후 마이너리그 거부권’이란 계약조건에 발목이 묶여 빅리그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다. 미국 진출 1년 만인 올 3월 6일 4년 총액 90억원이라는 프리에이전트(FA) 역사상 최고액으로 친정팀 KIA에 복귀했다. 1군 합류 후 2차례 불펜피칭을 마친 그는 이날 첫 실전등판으로 컨디션을 조율했다. 비록 빅리그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올 시즌을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하더니, 구위 자체가 지난해 미국무대에서 던졌을 때보다 올라온 느낌이다.

윤석민은 “오랜만의 실전등판이라 긴장하고 던졌다”며 “그간 개인훈련만 하다보니 실전에서 왠지 직구나 변화구 모두 스트라이크를 못 던질 것 같아 걱정했는데 다행히 괜찮았다”고 밝혔다. 경기내용에 대해선 “작년 직구 스피드가 137∼138km였는데, 오늘 많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아직 슬라이더는 각도도 그렇고 손에 걸리는 감각이 예전 같지 않지만, 골고루 던지면서 실험해봤고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그렇다고 방심하진 않는다. 그는 “아직까지는 판단을 하기엔 이른 것 같다. 다음 등판은 미정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광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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