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TV ‘스마트화’ 방안, 당신의 선택은?

입력 2015-03-30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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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영우 기자] 요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제법 주목 받고 있는 제품 중의 하나가 바로 40인치급 이상의 대형 모니터다. 몇몇 제품은 60인치나 70인치급의 거대한 화면을 갖추고 있는 경우도 있다. 사실상 이건 거실용 TV나 다름없다. 이런 제품은 지상파 방송 신호를 수신하는 장치인 ‘튜너’가 없기 때문에 같은 크기의 TV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이런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는 또 한가지의 이유는 최근의 콘텐츠 환경 때문이다. 요즘은 굳이 지상파 안테나를 연결하지 않더라도 TV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케이블TV나 IPTV용 셋톱박스등이 대표적인데, 이를 영상 입력포트에 연결하기만 하면 모니터를 TV와 다름 없이 쓸 수 있다.

그리고 다른 IT / 인터넷 환경과 결합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하는 이른바 스마트 주변기기의 출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물론 아예 이런 기능을 내장해 출시하는 스마트TV도 판매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일반TV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훨씬 많다. TV나 모니터를 스마트하게 만드는 주변기기 몇몇을 살펴보고 효용성을 검증해보자.

구글 크롬캐스트

크롬캐스트는 구글에서 출시한 TV용 주변기기로, ‘클라우드 스트리밍’ 기기를 지향하고 있다. USB 메모리만한 작은 크기, 그리고 매우 간단한 설치 방법이 특징이다. 그냥 TV 뒤쪽에 있는 HDMI 포트에 꽂기만 하면 일단 하드웨어 설치는 끝난다. 이를 통해 유튜브, 구글 플레이 무비, 티빙, 호핀 등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및 클라우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꽂기만 하면 평범한 TV가 스마트TV로 변신한다는 것이 크롬캐스트의 최대 특징이다.


리모컨은 기본 제공하지 않는 대신,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 크롬캐스트와 무선 연동해 리모컨처럼 조작이 가능하다. 구글 제품이긴 하지만, 안드로이드 뿐 아니라 iOS 기반의 모바일 기기도 호환된다. 제품 가격이 싼 것도 매력이다. 4만 9,900원이면 살 수 있으니 그다지 부담이 없다.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크롬캐스트지만 한계는 있다. 가장 대표적인 한계는 유튜브, 구글 플레이 무비, 티빙, 호핀 등,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크롬캐스트를 조작하려면 별도의 모바일 기기가 필수이니 이래서야 단순히 TV와 스마트폰을 MHL 케이블이나 미라캐스트 무선 어댑터를 이용해 연결해 즐기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겠다.

CJ헬로비전 티빙스틱

티빙스틱은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인 ‘티빙’ 서비스를 편하게 즐기는데 특화된 제품으로, 제품의 크기나 설치 방법이 크롬캐스트와 거의 다를 바가 없다. 별도의 리모컨 없이 모든 조작을 스마트폰으로 한다는 점도 유사하다. 말하자면 한국 시장 특화 크롬캐스트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점도 적지 않다. 크롬캐스트는 콘텐츠를 검색하거나 선택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 화면의 인터페이스에 상당히 많이 의존하는 반면, 티빙스틱은 자체적으로 출력하는 TV화면 인터페이스를 통해 대부분의 제어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티빙스틱의 경우, 스마트폰은 단순한 리모컨일 뿐이다.


어느 쪽이 더 나은지의 여부는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크롬캐스트가 콘텐츠 스트리밍의 매개체라고 한다면, 티빙스틱은 셋톱박스의 개념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화면을 그대로 TV에 전송하는 미러링 기능도 기본 지원하며, 버전 4.1 이상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면 대부분 호환된다. 크롬캐스트 역시 유사한 기능을 가졌지만 호환 가능한 단말기가 제한적이다. 가격은 5만 9,900원으로, 크롬캐스트보다 1만원 비싸지만, 이 역시 그다지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다만, 티빙스틱이라는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티빙 콘텐츠를 TV에서 편하게 즐기는 데는 이만한 물건이 없지만, 그 외의 콘텐츠가 약하다는 점은 약점이다. 게다가 크롬캐스트에서도 티빙 서비스는 이용할 수 있다. 그 외에, 티빙스틱을 즐기기 위해 필수인 모바일 앱은 안드로이드용만 지원하므로 아이폰만 가지고 있다면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아쉽다. 조만간 iOS용 앱도 지원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미정이다.

다음TV플러스

다음TV플러스는 포탈사이트 다음(Daum)에서 출시한 스마트 셋톱박스다. USB 메모리만큼 작은 크롬캐스트나 티빙스틱과 달리, 케이블을 통해 TV와 연결해서 쓰는 전형적인 셋톱박스의 구성이다. 별도의 리모컨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케이블TV나 IPTV를 이용하는 느낌으로 쓸 수 있다. 출시 가격은 19만 9,000원이다.


다음의 동영상 서비스인 ‘다음TV’를 비롯, ‘뽀로로’나 ‘타요’ 등의 어린이용 콘텐츠, ‘프리미어리그’ 등의 스포츠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pooq’이나 ‘에브리온TV’ 등의 추가 앱을 설치해 기능의 확장도 가능하다. 다음TV플러스의 가장 특이한 점은 내부에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수신하는 튜너까지 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TV보다는 오히려 모니터와의 궁합이 더 좋다.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제품이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제품인데도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가장 걸린다. 이를 지원했다면 한층 활용도가 높아졌을 것이다. 그리고 2015년 3월 현재, 다음TV의 서비스 자체는 계속 하고 있지만 다음TV플러스 셋톱박스 자체는 단종상태라 신품을 구하기가 힘들다는 점도 생각해 볼 문제다.

조텍 ZBOX nano CA320

크롬캐스트나 스마트TV 셋톱박스의 개념은 어찌 보면 TV와 PC의 결합에 가깝다. TV의 장점인 편안한 사용성을 유지하면서 PC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구동능력을 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착안해 보면 아예 ‘진짜’ PC를 TV에 연결해 쓰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콘텐츠 호환성이나 기능의 다양성 면에서 PC를 따라올 수 있는 IT기기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이나 크기, 그리고 조작성 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실제로 PC를 TV에 연결해서 쓰는 사용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기능이나 성능이 향상된 소형의 통합형 프로세서가 등장하고, 소형 PC 플랫폼도 개발되면서 TV에 연결해 쓸만한 초소형 PC도 제법 나오고 있다. ‘조텍 ZBOX nano CA320’ 가 대표적인 미니PC인데, 이는 쿼드코어 CPU(중앙처리장치)와 라데온 GPU(그래픽처리장치)가 결합, 칩 크기는 작지만 다양한 재주를 갖춘 통합 프로세서인 AMD의 A6 ‘APU’를 탑재했으며, 본체 크기가 사전 한 권 수준에 불과하다. 덕분에 크기는 작지만 기능이나 성능은 일상적인 PC로 쓰기에 충분하며, 윈도 운영체제 기반이라 콘텐츠나 프로그램 호환성 측면에선 대부분의 스마트기기를 능가한다고 할 수 있다. 가격도 PC 치고는 저렴한 30만원 근처다.

다만, 이 제품은 PC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반면, 어쩔 수 없는 단점도 계승했다. 가장 큰 아쉬움은 바로 조작체계다. 거실 TV에 연결한 PC에 일반적인 유선 키보드나 마우스를 연결해 두고 쓰자니 불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별도로 파는 RF나 블루투스 방식의 무선 키보드나 마우스, 혹은 터치패드 일체형 무선 키보드를 써야 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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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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