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밤 ‘애니멀즈’ 2개월 만에 폐지 “이유있네”

입력 2015-03-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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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프로그램 ‘애니멀즈’의 주역들. 동아닷컴DB

동물·육아 콘셉트 섞여 정체성 혼란
가학적이고 비위생적인 장면도 불편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의 ‘애니멀즈’가 2개월 만인 20일 2.5%(10회)의 시청률로 폐지됐다. 방송가에서는 ‘애니멀즈’의 종영이 넘쳐나는 예능프로그램에 또 다른 교훈을 안겨줬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애니멀즈’는 스타들과 아이들이 각양각색 동물들과 함께하는, 색다른 구성의 프로그램으로 기대를 모았다. 1월25일 4.7%로 무난히 출발했지만 KBS 2TV ‘해피선데이’, SBS ‘일요일이 좋다’와 벌인 경쟁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관계자들은 그 첫 번째 원인을 ‘정체성의 혼란’에서 찾는다. 동물과 교감한다는 콘셉트 아래 육아에까지 비중을 둬 프로그램 자체의 정체성에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이미 MBC ‘아빠! 어디가?’부터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 등 육아 예능프로그램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 ‘애니멀즈’가 끼어들 틈은 없었다. 결국 ‘동물’, ‘힐링’, ‘육아’ 등 흥행 키워드가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준다는 평가다.

가학적이고 비위생적인 일부 장면 역시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안겼다. 22일 방송분에서는 염소가 출연자의 소금 뭍은 발바닥을 핥게 하는 벌칙이 전파를 탔다. 가수 윤도현과 개그맨 김준현은 이에 비명을 지르고, 이때 ‘충격적인 행복’ ‘극도의 흥분’ 등 자막이 올랐다. 제작진은 “초식동물인 염소가 염분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약해져 염분 섭취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청자는 언짢음을 드러냈다. 가족시청 시간대임을 간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한편 ‘애니멀즈’ 후속으로는 설 특집 파일럿으로 큰 호응을 얻은 ‘일밤-복면가왕’이 4월5일부터 방송된다.

김청조 기자 minigra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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