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유일 흑인 감독’ 램지, ‘루니 룰’을 논하다

입력 2015-04-03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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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동아닷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개 팀 가운데 유일한 흑인 감독인 크리스 램지(53) 퀸즈파크 레인저스(QPR) 감독이 인종 차별에 대해 언급했다.

QPR은 지난 2월 기존 해리 래드냅 감독을 경질한 뒤 램지를 감독 대행으로 앉혔다. 램지는 EPL에서 유일한 흑인 감독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흑인 감독에 대해 전 리버풀 레전드 선수인 존 반스는 “보통 흑인 감독은 경질된 뒤 다음 기회를 얻기 어렵다”고 밝혔다. QPR 단장으로 임명된 레스 퍼디난드 역시 “구단에서 흑인을 고용하는 데 있어 암암리에 인종차별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램지 감독은 “어떤 인종이든, 어떤 감독이든간에 해고된다면 다음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나 역시 토트넘을 코치직을 떠난 뒤 7개월간 일 없이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흑인이라면 어쨌든 언제나 어렵다. 중요한 것은 내가 과거에 겪었던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램지 감독은 “퍼디난드 단장의 말에 동의한다. 인종차별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비밀도 아니다”면서 “과거 나 역시 흑인이 백인에 비해 기회가 적다는 걸 이야기한 바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가 단지 흑인 감독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전히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내가 주목을 받는다는 건 EPL에서 소수 인종이 감독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램지 감독은 “분명히 난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EPL에서 감독직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난 사람들이 그저 자리를 메우기 위해 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난 감독을 하기 위해 QPR에 왔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루니 룰’에 대해 언급했다. 루니 룰이란 지난 2003년 미국미식축구리그(NFL)에서 시작됐으며 감독, 코치를 뽑을 때 흑인이나 소수 인종 후보가 최소한 한 명 이상이 인터뷰 명단에 포함돼야 한다는 규정이다. 피츠버그 스틸러스 구단주 댄 루니의 이름에서 따온 것.

램지 감독은 이에 대해 “루니 룰은 EPL에서 필요성을 자각하고 보드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면서 “그저 인종만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성별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왜 직업을 갖고 못 갖는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러 요인들에 대한 인식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김우수 기자 woos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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