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보라 “‘가수 신보라’는 미스매치? 알고 보면 퍼펙트 매치”

입력 2015-04-13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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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라, 사진|YMC엔터테인먼트


2012년 가요계에는 ‘개가수’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가수로서도 인기를 얻는 개그맨들이 다수 등장했다.

또 일반적으로 이런 개가수들은 예능이나 콩트에서 얻은 인기가 기반이 된 만큼 펀송(Fun Song)을 중심으로 활동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가끔 정말로 ‘노래를 잘해서’ 가수로 데뷔한 경우도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신보라다. KBS2 ‘개그콘서트’ 시절부터 현역 가수 못지않은 남다른 가창력으로 주목을 받은 그는 용감한 녀석들로 앨범을 발표한 것에 그치지 않고 2013년 12월 솔로곡 ‘꽁꽁’을 발표하며 당당히 정식 가수에 이름을 올렸다.

‘개가수 신보라’가 아닌 ‘가수 신보라’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꽁꽁’을 통해 웃음기를 쏙 뺀 발라드를 선보였고, 2013년 4월 ‘미스매치’를 통해 ‘가수 신보라’의 디스코그래피를 한 줄 더 늘려놓았다.

신보라의 두 번째 싱글 ‘미스매치’는 개그적인 요소의 의미가 아니라 음악적으로 상당히 재미있는 곡이다. 마이너 탱고 코드에 스트링과 힙합 등이 접목돼 아코디언과 같은 기존 대중가요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악기나 장르적 특징이 담겨 독특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에 신보라는 “‘미스매치’는 되게 우여곡절이 많은 곡이다. 사실 이전까지는 데모곡을 주면 들어보고 녹음하고, 후작업도 작업하는 분이 다 해주고 그랬는데, 이 곡은 랍티미스트 작곡가에게 좋은 곡 있으며 달라고 해서 작업실에 갔다가 후렴구만 듣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하기로 한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부터 곡 구성도 같이 바꿔보고 랩도 넣었다가 빼보고, 편곡도 했다가 다시 엎고...하나하나 신경 써서 작업한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트로와 악기 구성, 의상, 콘셉트 전부 다 신경썼다. 그렇게 해보니 왜 작곡하는 사람들이 자기 곡을 ‘내 새끼’라고 하는지 알겠더라”라고 자신의 손길과 정성이 가득 담긴 곡임을 알렸다.

하지만 곧 신보라는 “작곡가가 내 의견을 물어보고 반영하면서 참여를 많이 했는데 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가지는 않더라”라고 농담 섞인 불만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신보라, 사진|YMC엔터테인먼트


마이너 코드로 진행되는 ‘미스매치’는 살짝 어둡고 우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여기에 묵직한 비트와 신보라의 하이톤 목소리, 바스코의 터프한 랩이 더해지면서 꽤나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에 신보라는 “사실 나는 장르가 뭐다, 어떻다 하는 건 잘 모른다. 그냥 내 목소리를 좋아해주는 분들에게 반가운, 듣기 좋은 음원이 됐으면 한다. 또 ‘가수 신보라’가 어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미스매치’를 통해 ‘신보라 노래 좋네’, ‘목소리 괜찮네’, ‘곡 좋다’와 같은 긍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미스매치’의 활동 목표를 밝혔다.

실제 ‘개그맨(우먼)이 앨범을 낸다’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단순 이벤트성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로, 이런 인식이 신보라에게는 다소 억울할 법도 하다. 엄밀히 따지면 신보라는 개그우먼보다 가수로서 먼저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신보라는 KBS 공채에 합격하기 전부터 헤리티지 메스콰이어라는 CCM 그룹의 보컬로 활동해 개그우먼 경력보다 가수 경력이 더 길다.

그렇다고 신보라가 이에 연연하거나 억울해 한 것은 아니다. 신보라는 “‘용감한 녀석들’의 경우는 이벤트성으로 발표한 것이 맞다”라고 인정했다.

이어 그녀는 “하지만 내 목소리로 감정을 전달하는 일은 계속 하고 싶다. 또 ‘미스매치’의 경우 내 이름을 걸고 내 노래를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이벤트 성으로 깜짝 발표하고 그런 건 아니다”며 “성격자체가 집중하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스스로 떳떳하지가 않다. 그래서 ‘개콘’ 활동중에 낸 ‘꽁꽁’은 음원만 내고 활동을 안했다. 지금은 집중해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다. 앞으로도 꾸준히 부끄럽지 않은 ‘가수 신보라’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라고 가수로서의 각오를 밝혔다.

신보라, 사진|YMC엔터테인먼트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신보라가 소속돼 있는 YMC엔터테인먼트가 휘성과 에일리, 배치기 등 쟁쟁한 가수들이 함께 소속된 가요전문 기획사라는 점으로, 좋든 싫든 음악과 관련된 일을 자주 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휘성에게 발성과 같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는 신보라는 “휘성은 본인이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사람이라 평소에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한다. 또 에일리는 워낙에 잘하는 친구다 보니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많이 느끼고 배우고 있다”라고 가수 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음을 알렸다.

특히 신보라는 국내 정상급으로 작곡가인 유희열과 육촌지간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에 신보라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희열 오빠에게 곡을 받아서 불러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라며 “심적으로 굉장히 의지가 된다. 나를 위해서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거나 곡을 주거나 하는 걸 떠나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라고 유희열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다음 토이 콘서트에는 꼭 보컬로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네자 신보라는 “라인업이 김동률, 이적 그러는데 그사이 신보라가 있으면 이상하지 않겠나”라고 셀프디스 개그로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공식 연인인 김기리 역시 ‘기리크라운’으로 상당한 랩실력을 과시한 만큼 둘의 듀엣 프로젝트를 기대하자 “내 이름과 내 목소리를 인정받기 위해 내가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서로 각자가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분 지었다.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진지하게 가수로서의 열정과 목표를 말하다가도 앨범 재킷이 잘나왔다고 하자 즉석에서 포즈를 따라하며 “이렇게 보면 비슷하지 않나요?”라고 재치 넘치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 신보라는 이와 같은 넘치는 재능과 끼만큼 개그우먼과 가수 두 마리 토끼 모두 손에 쥐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신보라는 “또 가수로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 행운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좋은 노래를 들려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앞으로 ‘가수 신보라’의 모습을 자주 선보일 것을 약속했다.

더불어 “가수뿐만 아니라 예능도 계속 병행 할 거고, ‘개그콘서트’도 언제라고 정확히 말할 순 없지만 집중해서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또 (개콘)무대 위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한다”라고 개그우먼으로서의 활동 역시 놓치지 않을 것을 알렸다.

신보라, 사진|YMC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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