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왕의 나라’, 지역 소재 벽 깨고 한국 대표 뮤지컬로 성장할까 (종합)

입력 2015-05-08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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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겠습니다”

‘왕의 나라’ 정철원 연출가가 소리 높여 강조했다. 22일, 23일 양일간 총 3회에 걸쳐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왕의 나라’는 공연에 앞서 무대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 및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왕의 나라’는 홍건적의 침범으로 몽진하는 시기에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민초들과 함께 힘을 합쳐 홍건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와 더불어 아름다운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극이다.

시연에서는 ‘공민왕’역의 민영기, ‘노국 공주’역의 이태원을 비롯해 출연진들이 열연했다. 조그마한 연습실이었지만 연기자들의 노래와 연기는 초대형 스케일을 연상케 할 만큼 대단했다.

2011년 초연 이후 안동을 비롯해 대구 관객들에게 “최고의 공연”이라고 평가 받으며 일명 ‘대박’을 친 이 공연은 경상북도와 안동시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여기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 작품은 4년 만에 서울에서 공연을 하기로 결정했다. 대형제작사들의 창작뮤지컬, 해외에서 온 라이선스 작품 등 수많은 작품이 피 튀기는 경쟁이 오가는 이 곳에서 말이다. 현실적으로 지역시에서 주최하는 공연이 서울로 올라오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만큼 ‘왕의 나라’의 서울 공연은 작품성을 이미 인정 받은 것이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정철원 연출가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지역 작품을 허접하게 보는 경우가 있더라. 우리는 다른 대형제작사들처럼 홍보와 마케팅이 화려하지 않지만 작품 하나를 믿고 있다”라며 “‘공민왕과 노국 공주’와 같은 한국적인 소재는 관객들을 분명 끌어들일 힘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국 공주’ 역을 맡은 이태원 역시 “지방의 작품이라고 무시하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원은 17년간 ‘명성왕후’를 해왔으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은 뮤지컬 여배우다. 그런 그가 ‘왕의 나라’를 맡은 것은 괜한 일이 아니다.

그는 “만약 작품이 허술했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왕의 나라’는 올해 서울에서 이틀 만 공연한다. 공연 기간이 짧지만 이 시간을 버팀목 삼아 더욱 성장하겠다는 각오가 돋보인다. 정철원 연출가는 “이번 서울 공연은 롱런을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서울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한류 뮤지컬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작품만으로는 자신이 있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뮤지컬로 만들겠다. 브로드웨이의 ‘라이온 킹’과 같은 작품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뮤지컬 ‘왕의 나라’는 소통과 화합으로 국난을 이겨낸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5월 22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스토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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