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당겨쳐도 밀어쳐도 장타… 타구 방향까지 자유자재

입력 2015-05-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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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강정호 ‘주전 스타일’ 증명하다

필라델피아전 2루타…선발땐 타율 0.381
시즌 장타율 0.529…OPS도 0.915 상승
첫 몸에 맞는 볼…상대투수 집중견제 시작

피츠버그 강정호(28)가 실력으로 ‘붙박이 주전’ 자격을 입증했다. 강정호는 12일(한국시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원정경기에 6번 3루수로 선발출장해 3타수 1안타 1사구를 기록했다. 팀도 4-3으로 이겼다. 강정호는 시즌 타율 0.333(51타수 17안타)을 유지했다. 특히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타율 0.381(42타수 16안타)의 맹타를 이어가며 다시 한 번 주전 체질임을 과시했다. 기록으로뿐만 아니라 그가 주전으로 나서야 하는 명확한 이유는 또 있다.


● 당겨 쳐도, 밀어 쳐도 ‘장타’

강정호는 2회 1사 후 첫 타석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렸다. 장타율은 0.529로 상승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도 0.915로 올랐다.

이날 2루타가 의미 있었던 이유는 당겨치기뿐 아니라 밀어치기에도 능숙하다는 점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전날(11일)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홈경기 1회 1사 후 선제 좌월솔로홈런(시즌 2호)을 날렸다.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잡아당겨 담장을 넘겼다. 바로 다음날(12일) 경기에선 시속 146km의 바깥쪽 높은 공을 밀어 쳐서 우중간을 갈랐다. 공이 배트 끝에 맞았지만, 좋은 팔로스로로 뽑아낸 기술적 장타였다.

홈런, 2루타라는 결과도 만족스럽지만, 타구의 방향이 더 고무적이다. 우타자 강정호가 당겨치기뿐 아니라 밀어치기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메이저리그 스트라이크존에 적응을 마쳤음을 알리고 있다.


● 시즌 1호 몸에 맞는 볼의 의미

강정호의 타격감이 살아나자 상대팀도 그를 까다로워하기 시작했다. 이날 첫 타석에서 강정호에게 2루타를 얻어맞은 필라델피아 선발 제롬 윌리엄스는 4회 강정호와의 2번째 대결에선 3개 연속 볼을 던졌다. 최종 결과는 투수 땅볼로 끝났지만, 강정호에게 쉬운 볼은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6회 3번째 타석에선 바뀐 투수 저스틴 드프래터스가 1B-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강정호에게 몸쪽 깊은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사구를 허용했다. 이제 한국에서 온 대형 유격수와 쉽게 정면승부를 못한다는 징표다.

이처럼 강정호가 상승세를 타자 미국 언론은 “강정호를 주전 3루수로 내보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정호의 경쟁자인 유격수 조디 머서와 3루수 조시 해리슨이 타율 1할대로 부진한 상황이기에 이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도 “강정호가 꾸준하다면 이전보다는 선발출장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호가 주전을 꿰찰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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