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학교’, ‘장화, 홍련’-‘기담’ 이어 웰메이드 미스터리물 탄생

입력 2015-05-15 1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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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 ‘장화, 홍련’과 ‘기담’에 이어 미스터리 영화의 계보를 잇는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은 탁월한 영상미를 자랑하며 국내 미스터리 공포 영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첫 번째 영화로 꼽히고 있다. 주인공의 심리를 대변하는 다양한 원색의 사용과 복잡한 꽃무늬 패턴, 독특한 색감의 세트 등 아름다운 미장센은 극의 공포감을 더했다. 시종일관 이어지는 음산한 분위기가 관객들을 압도하며 인상적인 장면들을 탄생시켰다.

2007년 개봉한 ‘기담’은 1942년 경성의 안세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섬뜩한 사건과 지독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신문물이 유입되던 영화 속 배경에 따라 시대상에 맞는 서양식 병원 세트, 의상, 소품들이 단연 눈에 띈다. 또한 흩날리는 꽃잎, 하얀 눈밭, 모래사장 등의 서정적인 화면들이 등장하여 색다른 긴장감을 선사한다. 영화 속 섬뜩한 순간들을 고혹적이고 아름다운 화면 안에 담아내며 기묘한 정서를 만들어낸 ‘기담’은 아름답지만 무서운 영화라는 평을 얻으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했다.

두 작품에 이어 감각적인 영상으로 미스터리 장르의 특색을 더욱 부각시킬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 6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1938년 경성의 기숙학교에서 사라지는 소녀들, 이를 한 소녀가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미스터리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영화는 전작에서 탁월한 미적 감각을 보여줬던 이해영 감독의 신작이어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경성을 배경으로 한 기존의 작품들이 시대를 재현하는 데 힘썼다면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은 고증의 한계에서 벗어나 독특한 상상력을 덧입히는 데 집중했다. 주요 배경이 되는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을 풍성한 느낌으로 채우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에 이해영 감독은 꽃잎, 일기장 등의 오브제를 배치해 독특한 감성을 만들어 냈다.

영화 전반에 걸친 대부분의 소품들은 미술팀에 의해 컨셉에 맞춰 디자인 후 직접 제작한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또한 영화 전체적으로 밝음과 어두움의 격차가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조명을 사용하면서 콘트라스트가 강한 화면을 완성시켰다. 이 같은 조명 컨셉은 영화의 미스터리함을 극대화시키며 극도의 긴장감을 주는 효과를 선사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의상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획일화된 규칙 속에 살아가는 소녀들의 의상은 교복, 잠옷, 운동복 세 벌 뿐이라 각각의 의상에 디자인과 재질감까지 고려하여 변주를 주었다. 비밀을 간직한 교장의 다양한 1930년대 의상 역시 눈 여겨 볼만하다. 이해영 감독이 “비주얼에 대해서는 자신 있다”고 당당히 밝힐 만큼 세트 소품 조명 의상에서 아름다운 비주얼을 탄생시켰다.

빼어난 영상미와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로 미스터리 영화의 새 장을 열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은 6월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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