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가을이가 흘린 땀 알기에…” 부모의 뜨거운 눈물

입력 2015-05-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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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대표팀 전가을이 18일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열린 ‘2015캐나다여자월드컵 출정식 토크콘서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출정식 전가을 눈물에 눈시울 붉혀
“여린 딸, 다치지 말고 좋은 경기하길”

여자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전가을(27·현대제철)의 아버지 전호길 씨와 어머니 유경옥 씨는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닦아내며 힘들게 말을 이어가는 딸을 보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모든 축구선수들에게 꿈인 월드컵 무대를 밟기 위해 딸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노력해왔는지 잘 알기에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웠다.

전가을의 부모는 18일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여자축구대표팀의 출정식에 참석해 2015캐나다월드컵 출전을 앞둔 딸의 늠름한 모습을 지켜봤다. 아버지는 “긴장하지 않고 제 기량만 보여준다면 4강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연습해온 대로 기본에 충실히 하면서 경기를 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축구선수 출신인 그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경기에서 미쳐줬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

강인한 정신력을 강조한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에게는 선수이기 전에 딸이다. 한 달 이상 떨어져 있어 딸을 챙겨주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운 듯했다. 유 씨는 “마음이 여려서 더 단단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무엇보다 딸이 다치지 않고 몸 건강히 좋은 경기를 펼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어머니의 마음에 전가을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렸다. 또 우는 자신이 멋쩍었는지 짧은 손톱을 만지작거리며 “평소에는 여릴지 모르겠지만 운동장에선 그렇지 않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가을은 캐나다월드컵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 2가지를 공개했다. 출정식 당일 오른쪽 무릎 인대 파열로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여민지(22·대전스포츠토토)를 위해 “승리 세리머니를 보여줄 수 있는 경기 결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 A매치 94경기에 뛴 권하늘(27·부산상무)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센추리클럽에 가입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한 달 뒤 그 꿈에 가까워져 있기를 바란 전가을은 “지금 이 자리에서 흘린 눈물이 헛되지 않도록 원 없이 하고 돌아오겠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기적을 꼭 일으키고 싶다”고 다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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