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9→1위 NC…‘이름값 필요없다’ 김경문의 리더십

입력 2015-06-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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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말 9위까지 처졌던 NC가 5월 한 달 동안 20승1무5패로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우며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이름값에 얽매이지 않는 선수기용과 육성, 그리고 신구조화로 상징되는 김경문 NC 감독의 리더십이 밑바탕이다. 김 감독(오른쪽 2번째)이 31일 광주 KIA전 7-6 승리 직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NC 선두질주의 비결

김 감독 ‘절실하게 야구하는 선수’ 우선 기용
어이없는 실수엔 중심타선도 예외없이 교체
부상 대비해 백업 전력 키우는 등 철저한 준비
신구 조화…선후배간 역할분담 ‘시너지 효과’

NC는 4월 30일까지 10승14패로 9위였다. 승률 5할도 못 맞췄던 팀이 5월 한 달간 20승1무5패를 기록하며 1위로 부상했다. 이는 2009년 8월 KIA가 세운 월간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팀 방어율은 3.41로 1위, 팀 타율은 0.300으로 롯데(0.303)에 이어 2번째였다. 정상 전력이 아닌 가운데서도 9위에서 1위까지 수직상승한 데는 ‘공룡군단’의 수장인 김경문 감독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 이름값을 벗어난 선수기용

김경문 감독은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다. 절실하게 매달리는 선수에게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준다”는 선수기용 원칙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김 감독은 주전 선수들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나성범, 에릭 테임즈도 집중력 없는 모습을 보이면 경기 초반이라도 뺀다. 안타를 못 쳐서가 아니다. 중심타자이면서도 제대로 된 스윙 한 번 하지 못하고 삼진을 당하거나, 수비 도중 어이없는 실책을 범하면 과감히 교체한다. 그러면서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 모창민을 밀어내고 주전 3루수를 꿰찬 지석훈이 그 예다. 효과는 확실하다. 주전이라도 긴장의 끈을 풀지 못하고, 비주전이어도 언제든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희망으로 더 노력한다.


● 앞을 내다보는 준비성

김경문 감독은 입버릇처럼 “문제가 생긴 뒤 준비하면 이미 늦는다”고 말한다. 김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원종현, 김진성이 지난해 잘해줬고 올해도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감독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우려대로 원종현과 김진성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미리 눈여겨봐둔 임창민, 최금강, 임정호 등이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하고 있다. 올해부터 외국인투수 1명이 주는 것에 대비해 손민한과 박명환을 선발로 대기시켜놓았다. 그 같은 준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재학, 찰리 쉬렉이 2군에 내려간 상황에서 손정욱, 박진우 등을 선발로 테스트하고 있다. 2군에선 노성호 등도 선발수업을 받고 있다.


● 신구조화 중시

NC는 신구조화가 잘 된 팀이다. 김경문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사령탑이다. 그렇다고 베테랑을 배제하진 않는다. NC는 올해로 1군에 진입한지 3년째 되는 팀이다. 팀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본보기가 될 베테랑이 필요했다. 김 감독은 2013년 프리에이전트(FA)로 이호준을 영입하면서 “선수단을 이끌 리더가 필요했다”고 했고, 이종욱과 손시헌을 데려오면서는 “내·외야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팀이 어려울 때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주면 빨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 덕분에 NC는 선후배간 위계질서가 잘 잡혀있다. NC가 잘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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