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의 사업, ‘스타 오너’와 차원이 다르다?

입력 2015-06-02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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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이 대기업 간 자존심 대결의 격전장으로 불리는 면세점 사업에 뛰어드는 과감한 행보로 눈길을 모은다. 사진제공|키이스트

컨소시엄 구성해 시내면세점 입찰 도전
김수현 등 한류 앞세워 中·日관광객 겨냥

중국업체와 화장품·쇼핑몰 사업제휴 등
방송·영화제작 벗어난 사업다각화 눈길


톱스타 배용준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연예계는 물론 관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자본금을 쌓아 또 다른 스타를 육성하거나 TV프로그램, 영화 제작에 뛰어드는 일반적인 ‘스타 오너’와는 차원이 다른 과감한 사업 행보여서 더욱 시선을 모은다.

배용준이 시내 면세점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배용준이 1대 주주인 연예기획사 키이스트는 인천 및 청주공항에서 시티면세점을 운영하는 시티플러스와 함께 면세 사업 전담법인 서울면세점을 설립, 서울시내 중소·중견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다. 서울면세점은 키이스트와 시티플러스 외에도 판다코리아닷컴 등 8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DF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입찰 신청했다. 면세점 사업은 롯데와 신세계 등이 뛰어든 대기업 간 자존심 대결의 격전장이란 점에서 배용준의 도전이 눈길을 끈다.

배용준은 일본과 중국의 관광객을 겨냥한다. 일본 한류를 시작한 상징적 존재인 자신의 역량에 더해 자사 소속 김수현을 중심으로 형성된 중국 한류의 이점을 적극 활용해 한국을 찾는 ‘큰손’ 관광객의 시선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사업 심사는 관세청을 통해 두 달 동안 이뤄진다. 배용준은 중소기업 부문에 할당된 1장의 티켓을 차지하기 위해 다른 중소업체 8곳과 경쟁한다. 키이스트의 한 관계자는 1일 “면세점 운영과 유통 경험, 한류 마케팅의 강점을 가진 회사가 컨소시엄을 이뤘다”며 “한류와 쇼핑을 접목해 대기업과 차별화를 시도한다”고 밝혔다.

배용준은 이미 지난해부터 사업 다각화에 힘을 기울여 왔다. 대다수의 스타 오너들이 자사 연예인 한두 명을 활용해 중국 한류의 특수를 누리려는 방식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해 4월 키이스트는 중국 강소위성TV와 오락프로그램 공동제작 계약을 맺었다. 김수현이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에 힘입어 한류 중심으로 떠오른 지 불과 두 달 만이었다. 이어 8월 중국 온라인 서비스기업인 소후닷컴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화장품 사업도 시작한다. 중국 쇼핑몰 판다코리아닷컴과 올해 4월 업무 제휴를 맺고 현지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국 제품의 운영권을 독점한 업체와 계약을 이끌어냈다.

배용준의 이런 행보에 대해 일부에서는 ‘일본에서 쌓은 선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배용준은 2006년 일본 소프트뱅크코리아 등과 손잡고 키이스트(당시 BOF)를 코스닥에 등록했다. 이후 키이스트재팬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엔터테인먼트 전문채널 DATV를 세우는 등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최대 한류채널 KNTV까지 인수했다.

키이스트의 주가는 상승곡선이다. 면세점 진출 소식으로 1일 오전 9시 현재 키이스트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59%P 상승한 5340원에 거래됐다. 4월 재벌닷컴이 집계한 배용준의 주식가치는 1384억원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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