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져버린 사비의 눈물 “작별이 아니길 바란다”(전문)

입력 2015-06-04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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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르셀로나TV 캡처

[동아닷컴]

25년 정든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사비 에르난데스(35)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

사비는 4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 선 사비는 준비한 고별사를 읽어내려갔다.

그는 “이 자리를 빛내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먼저 바르셀로나 팬들을 비롯한 나를 사랑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비는 구단을 비롯해 감독, 동료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뒤 가족에게도 감사인사를 남겼다. 끝으로 사비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또 하나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작별이 아니길 바란다. 다시 보자”고 전했다.

한편, 사비는 지난 1991년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입단해 지난 1998-99시즌에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17시즌간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764경기에서 84골을 기록했다.

특히 사비는 ‘패스마스터’로 불리며 바르셀로나 티키타카의 중심에서 활약했다. 그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바르셀로나의 공격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리오넬 메시 등 주축 선수와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다음 시즌부터 카타르리그 알 사드로 이적하는 사비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사비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거취와 미래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하 사비 에르난데스 고별사 전문◀

이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먼저 바르셀로나 팬들을 비롯해 제게 사랑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바르셀로나 잔류를 부탁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캄프 누에서 제 이름을 연호해주신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준 분들께도 감사드리지만 정말로 감사해야 할 사람은 바로 저 자신입니다.

바르셀로나에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축구선수를 꿈꾸던 11살 소년 시절부터 25년 가까이 바르셀로나에 있었습니다. 제가 바르셀로나에서 지내면서 그려왔던 꿈만큼 최고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바르셀로나에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유소년 시절 저를 지도해준 감독님들께는 감사하다는 말씀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처음 저를 지도해준 후안 마누엘 아센시, 마놀로 로보부터 B팀의 호셉 마리아 곤잘보 감독님까지 모두 감사합니다.

또한 호안 빌라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그는 저를 지금의 저로 만들어줬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절대로 그가 제게 해준만큼 되돌려 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당신은 제 발전의 열쇠와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내게 모든 것을 알려줬고 제 플레이 방식을 변화시켜줬습니다. 또한 경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줬죠. 당신과 훈련하기 전에는 전 그저 즐기기만 했지만, 당신에게 배운 뒤로 제대로된 축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축구선수가 된 지금, 저는 또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우승트로피는 친구들, 웃음에 비한다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제게 있어서 그들은 가장 아름답습니다.

지금까지 바르셀로나 회장을 역임한 누네즈, 가스파르트, 라포르타, 로셀, 바르토메우 회장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과 항상 좋은 사이로 지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감독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안티치 감독을 비롯해 세라 페레르, 카를레스 레사크, 타타 마르티노 감독님 감사드립니다. 또한 루이스 판 할 감독은 제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줬습니다. 레이카르트 감독님도 제게 본보기가 되라고 조언해줬습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시절이나 앞으로 제가 감독이 될 때까지도 제 멘토입니다. 티토 빌라노바 감독은 제게 있어서 축구의 아버지와 같은 분입니다. 언제나 당신 편입니다.

지난 시즌 팀에 잔류하도록 붙잡아준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안도니 수비사레타 전 단장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지난 시즌에 잔류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됐습니다.

제 인생의 절반을 캄프 누에서 보냈습니다. 최고의 운동선수들, 최고의 사람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라커룸에서 만난 제 동료들, 함꼐 경기에 나선 동료들, 수많은 친구들에게 모두 감사 인사를 전하자면 몇 시간도 더 걸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가대표팀에도 작별인사를 해야겠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성장하고 즐겨왔던 대표팀에서 만난 사람들 역시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당신이 제게 해준 것들에 대한 감사를 다 표현할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저는 이제 좋은 순간이었든 그 반대였든 제게 모든 것들을 줬던 사람들을 떠납니다. 항상 제 편이 돼준 친구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제 전부인 형제들도 감사합니다.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형제들 덕분입니다.

많은 조언을 해주신 아버지께도 감사드립니다. 그 조언들이 없었다면 과연 해낼 수 있었을까 모르겠습니다. 저를 항상 믿어준 어머니께도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인제 와이프 누리아에게도 감사합니다. 우리 둘은 카타르로 가지만 조만간 셋이 될 겁니다. 아직 이름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말이죠.

처음으로 돌아가, 바르셀로나에 감사드립니다. 구단이 제게 해준 것들에 대해 영원토록 감사드립니다. 떠나기 전, 베를린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또 하나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습니다. 작별이 아니길 바랍니다. 조만간 또 뵙겠습니다.

바르셀로나 만세, 카탈루냐 만세!
동아닷컴 김우수 기자 woos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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