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면세점 수능, 사회공헌 영역서 판가름

입력 2015-06-05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7월 발표 예정인 서울 신규면세점의 사업자에 도전하는 대기업들이 내세운 면세점 후보지들. 현대DF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HDC신라의 용산 아이파크몰, 신세계디에프의 소공로 신세계 백화점 본관, 롯데면세점의 동대문 피트인, 한화갤러리아의 여의도 63빌딩, SK네트웍스의 동대문 케레스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면세점 유치 전쟁 2라운드


경영능력·관리역량 우열 구분 힘들어
사회공헌·상생협력 부문서 결판날 듯
현대백화점·이랜드 등 이익환원 약속
HDC신라 등 지역경제 활성화 플랜도


‘면세점 대전, 이제부터는 2라운드 ‘사회공헌’ 경쟁.’

큰 관심을 모았던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사업자 신청) 1일 접수를 마감했다. 하지만 관광.유통업계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기 위해 도전장을 낸 대기업들은 오히려 이제부터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관세청의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저마다 자사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는 ‘대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면세점 대전’ 2라운드의 관전 포인트이자 핵심키워드는 ‘사회공헌’. 중견.중소기업과 합작법인 ‘현대DF’로 도전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을 따내면 영업이익의 20%를 매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인기 관광지역이자 핵심 상권 중 하나인 홍대를 후보지로 내세운 이랜드 그룹 역시 면세점 법인의 주주나 주요 투자자로 공적연금·공공기관을 참여시켜 배당을 통해 순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카드를 꺼냈다.

면세점 도전 대기업들이 이렇게 사회환원을 경쟁적으로 공언하는 배경에는 관세청의 신규사업자 심사기준이 있다. 이번 심사에서 가장 배점이 높은 부문은 재무상태를 보는 경영능력(300점). 다음이 운영의 전문성을 보는 관리역량(250점)이다. 이와 함께 관광인프라 등 주변환경요소, 경제·사회발전 공헌도, 사회환원 상생협력이 각각 150점씩 배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경영능력이나 관리역량에서는 신청을 한 7개 업체 사이에 우열이 크게 벌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오너까지 나설 정도로 저마다 전사적으로 나선만큼 준비도 철저해 눈에 확 띨 정도의 차이는 없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오히려 150점인 사회환원과 상생협력, 경제.사회발전 공헌 등에서 성패가 결정될 확률이 높아졌다.

면세점 사업권을 신청한 다른 기업들의 행보도 현대백화점이나 이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호텔 신라와 손을 잡아 화제가 된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4월에 포니정재단에 자사주 20만 주를 출연하는 방식으로 123억원을 기부했다.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 합작법인인 HDC신라는 침체된 용산지역을 ‘서울의 아키하바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신세계그룹도 4월 면세점 후보지인 명동 본관 주변의 남대문 상인회와 공동 프로젝트 ‘남대문시장 외국인 관광객 유치 협약식’을 가졌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그동안 진행하던 사회공헌사업을 지속하면서 지역경제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한화갤러리아는 ‘갤러리아 63플랜’이란 사회환원 프로그램을 을 통해 복지관ㆍ도서관 등 사회복지 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료지원할 계획이고, SK네트웍스는 영업이익의 2∼4%(50억원 수준)를 기부금 형식으로 납부하는 한편 동대문 상권 개발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2000억∼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번 서울 신규면세점은 관세청이 관계부처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실시해 7월 중에 대기업 2개, 중견.중소기업 1개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