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5/06/11/71819505.2.jpg)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태형(48) 감독의 한마디에 덕아웃은 웃음바다가 됐다. 취재진 모두가 그 말 속에 담긴 김 감독의 ‘진심’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11일 잠실 LG전에 앞서 유독 일기예보에 관심을 보였다. 이날 오후 중부지방에 적지 않은 비가 예고돼 있었지만, 정작 야구장 부근에는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홍보팀 관계자에게 “다시 한번 일기예보를 체크해보라”고 말했고, 돌아온 대답은 “오후 6시쯤으로 예상됐던 비가 다시 9시로 밀렸다”는 내용이었다. 김 감독은 짐짓 “야구해야 하는데 비가 오면 안 된다”고 반응하며 웃어 보였지만, 적잖이 실망한 기색은 감추지 못했다.
이유가 있다. 이날 LG 선발투수는 외국인 에이스 헨리 소사. 두산은 물론 다른 팀도 웬만하면 피하고 싶은 상대다. 게다가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가 어깨 통증으로 잠시 이탈한 상황이라 13일 잠실 NC전 선발투수가 공석이다. 선두권 싸움을 하는 NC와의 경기에 에이스마저 없으니, 김 감독은 며칠 전부터 대체 선발투수를 놓고 고민을 거듭해왔다. 이런 시점에 비가 와 경기 일정이 뒤로 밀린다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셈이다. 두산은 시즌 초반 니퍼트가 없을 때도 비의 ‘도움’을 받아 공백을 최소화한 경험이 있으니 더 그렇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경기 시작 시간까지 비는 내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그래도 우리 팀이 우천취소가 가장 많은 팀이라 웬만하면 경기는 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다행히 이날 두산 타자들은 소사를 6.2이닝 12안타 6득점으로 두들겼고, 진야곱은 7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해 김 감독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