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기말고사, 전직 대통령 비하?…교수 “그저 예를 든 것”

입력 2015-06-14 08:5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홍대 기말고사, 전직 대통령 비하?…교수 “그저 예를 든 것”

서울 홍익대학교 기말고사 문제에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내용의 지문이 등장했다.

11일 홍익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이 학교 법과대학 A 교수는 최근 치러진 1학기 영미법 기말고사 지문에 두 전직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았다.

홍대 기말고사 시험지에서 논란이 된 대목은 전체 45개 문항 중 23번, 29번, 40번의 지문 3건이다.

23번과 40번 지문은 김 전 대통령을 채무자로 묘사하며 ‘Dae Jung Deadbeat’로 표현했다. 40번 지문에는 ‘Deadbeat’뿐 아니라 김 전 대통령이 ‘Hong-o’(홍어) 대신 인삼을 팔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홍어는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호남 출신을 비하할 때 사용되는 단어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지문도 발견됐다. 노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Roh’라는 이름이 등장했다. 또 “Roh는 17세였고 그의 지능지수(IQ)는 69였다. 그는 6세 때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린 결과 뇌에 결함이 생겨 고통받았다”고 서술됐다.

이번 홍대 기말고사 논란에 출제자 A 교수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교수가 이런 저런 예를 들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45개 문제 중 일부 지문 가지고 공격하는 학생이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내가 선생으로서 학생을 이해시키지 못한 부분에 대한 책임은 있을지 몰라도 문제 자체에 대해선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Deadbeat는 일상적으로 계약법에서 대여금을 갚지 않는 사람으로 사용한다. 학생에게 수업시간에 설명해줬다. 그걸 악의적으로 써놨다”면서 “부정적 방식으로 풍자할 수도 있는 것이지”라고 주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해당 지문은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을 무렵부터 몇 번을 써먹었다. 문제를 바꾸는데 이번에 다시 문제풀이에 집어넣어서 출제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제가 커지자 홍익대학교 총학생회는 학교본부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고 긴급 중앙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이후 성명을 내고 A 교수의 사과와 함께 책임지고 퇴진할 것을 요구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