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김기덕 감독 “음식이 사람의 미래를 만든다”

영화 ‘메이드 인 차이나’ 김기덕 감독이 코멘트를 전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중국산 장어 속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는 중국인 ‘첸’과 식약처 검사관 ‘미’의 충돌하는 욕망을 그린 작품.

김기덕 감독은 17일 제작의 변을 통해 '중국산 장어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오염되어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가 ‘서로가 서로를 음식으로 복수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지’ 질문을 던졌다. 이처럼 중국산 장어라는 독특한 소재만으로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영화 ‘메이드 인 차이나’는 진실 찾기가 만들어낸 일련의 사건을 통해 역설적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를 조명하며 묵직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이하 김기덕 감독의 코멘트 전문>

언제부턴가 음식이 사람의 미래를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음식은 강제농에 의한 음식이 대부분이다. 농약과 비료에 의해 비닐하우스에 갇혀 키워지는 야채와 과일들. 항생제사료를 먹고 좁은 우리에 갇혀 키워지는 소, 닭, 돼지. 이러한 음식을 먹은 인간은 하우스에 갇혀 햇빛을 못 보는 야채이며 좁은 닭장에서 털 빠진 목만 꺼내 사료를 먹는 닭이 아닐까.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강제농 시대. 오염된 중국 장어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결국 차이는 조금 있지만 모두 오염되어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돈이면 다 되는 시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나를 비롯한 우리의 마지막 모습은 무엇일까? 어쩌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음식으로 복수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결과 불안과 공포와 질병으로 고통 받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 아무 문제가 없다. 지나친 강박증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