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현 대한유도회 회장, 중고연맹 이무희 회장 폭행 물의

입력 2015-06-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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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유도회 남종현 회장. 스포츠동아DB

회식자리서 ‘충성맹세 안한다’며 맥주컵 던져
이 회장 “진단서 나오면 경찰에 제출 할 생각”
조인철 감독 횡령 이어 또 추태…유도계 패닉


대한유도회 남종현(사진) 회장이 19일 밤 산하단체인 중고유도연맹 이무희 회장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철원에서 개최된 2015전국실업유도최강전 직후 열린 유도회 임원 회식 자리에서 일이 터졌다. 피해를 당한 이 회장은 “남 회장이 나에게 맥주 컵을 던졌다. 이가 1개 부러졌다. 얼굴까지 찢어져 티셔츠와 속옷까지 피범벅이 됐다. 철원의 한 병원으로 바로 옮겨졌으나, 응급처치만 해주고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해서 서울아산병원에서 상처를 봉합했다”고 말했다. 현재 집이 있는 포항의 의료원으로 옮겨 입원한 이 회장은 21일 전화통화에서 “진단서가 나오면 경찰에 제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남종현 회장이 말한 ‘충성맹세’란?


대체 왜 남 회장이 상식 이하의 폭력을 썼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 대한유도회는 “회장님 개인적인 일이라 답변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남 회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피해자인 이 회장은 “남 회장이 ‘딴 놈은 나한테 충성맹세를 했는데 너는 왜 안 해? 꿇어 앉아’라고 말했는데 내가 응하지 않자 컵을 던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다른 철원군 유도회 간부 1명도 남 회장에게 뺨을 맞고 무릎을 꿇었다고 한다. 남 회장의 폭력 이유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한 경기단체 임원의 재선 금지 조항에 대해 내가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남 회장의 오해를 산 것 같다”고 이 회장은 해석했다. 이 회장은 “자기 직원한테도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유도인들한테 남 회장이 이럴 수 있나”라고 말했다. “(바깥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 남종현 회장, 유도회 수장직 계속 맡을 수 있나?


유도인 출신이 아닌 남 회장이 대한유도회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전임 회장인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겉으로는 폭행사건이지만, 그 본질은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추진한 일에 남 회장이 반발하는 입장임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조인철 남자유도대표팀 감독의 횡령 사건으로 검찰 수사가 유도회 전체로 확대된 상황에서 남 회장의 추태까지 터지자 유도인들은 ‘패닉’ 상태다.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남 회장이 경찰을 상대로 물의를 일으켰을 때도 어떤 징계를 내리지 못했었다.

현재 이 회장은 “합의해줄 생각은 없다. 남 회장에게 형사적, 행정적 책임을 모두 묻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남 회장이 긴급대의원 소집을 통해 ‘탄핵’을 받거나 형법상 처벌을 받으면 대한유도회장직에서 자동 파면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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