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전쟁’ 엔터테인먼트 기업 잇따라 참전

최근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에 도전하는 하나투어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인기 걸그룹 포미닛이 멋진 라이브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 K-POP 스타 포미닛처럼 해외관광객에게 인기높은 한류스타와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면세점 진출 기업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스포츠동아DB

하나투어, IHQ·큐브엔터와 업무협약
HDC신라는 공룡엔터기업 SM과 맞손
배용준의 키이스트는 면세점사업 도전
한류스타 제휴로 신규사업자 선정 선점

한류스타가 ‘황금알 낳는 거위’ 면세점 사업에 ‘신의 한수’가 될까.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한류스타를 거느린 엔터기업과의 제휴가 뜨겁다.

‘에스엠 면세점’이란 브랜드로 중견·중소기업 부문에 신청한 하나투어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기업 IHQ, 큐브 엔터테인먼트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IHQ는 요즘 해외시장에서 인기 높은 김우빈, 장혁 등의 소속사이고, 큐브 엔터테인먼트는 비스트, 포미닛 등의 아이돌 그룹 소속사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판촉을 위한 소극적인 프로모션을 넘어 트렌디한 쇼핑과 공연, 음반, 드라마, 스타상품 등의 한류를 함께 즐기는 부가가치 높은 관광콘텐츠를 추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라이벌 그룹의 제휴로 재계를 놀라게 한 HDC신라(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도 엑소, 소녀시대 등이 있는 대표적인 한류 엔터기업 SM엔터테인먼트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면세점 후보지 용산 아이파크몰에 1500평 규모의 한류 공연장을 조성해 SM 소속 스타들이 참여하는 한류 이벤트와 콘텐츠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 구 MBC사옥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운 유진기업은 FT아일랜드, 씨엔블루, 걸그룹 AOA가 소속된 엔터업계의 신흥강자 FNC와 손을 잡았다. MBC 구사옥의 공개홀 등을 활용해 면세점에 공연 콘텐츠를 접목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욘사마’ 배용준이 최대주주로 있고 중화권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한류스타인 김수현을 거느린 키이스트는 아예 컨소시움 지분 참여를 통해 면세점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면세점 신청기업들이 이렇게 한류스타와의 제휴에 적극적인 데는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한류마케팅’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배용준 최지우 장근석 엑소 이민호 등 한류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고, 매년 김수현 이민호 같은 한류스타가 출연하는 4만명 규모의 대형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스타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왔다.

현재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 선정은 심사위원 대상의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있다. 관세청이 선정한 심사위원 앞에서 5분간 진행하는 프레젠테이션은 장소와 일시를 일주일전에 통보하기 때문에 업체간에 머리싸움이 치열하다. 사업자 선정이 근소한 차이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류스타와의 제휴는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신의 한수’로 작용할 수 있다.

쟁쟁한 한류스타가 있지만 아직까지 제휴소식이 없는 YG, JYP같은 엔터계 ‘공룡’들의 향후 행보도 관심이다. 표면적으로는 “정식 제의를 받은 것이 없다”(YG), “문의나 의사타진은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JYP) 등의 반응을 보였지만 물밑으로는 꽤 활발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으로 전해져 언제든지 ‘전격제휴’의 소식이 들려올 가능성이 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