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툭 하면 음주운전…선수들이 변해야 한다

입력 2015-06-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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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찬헌. 스포츠동아DB

LG, 정찬헌 3개월 출전금지 등 자체 징계
동료·구단에까지 치명타…경각심 가져야


LG 정찬헌(25)이 22일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냈다. 또 한 번의 현직 프로야구선수 음주사고다. 구단은 정찬헌에게 3개월 출전금지 및 벌금 1000만원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3개월 출전금지는 사실상 시즌아웃이나 마찬가지다. LG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LG 양상문 감독은 정찬헌을 항상 “우리 팀의 미래”라고 칭찬했다. 시속 150km의 빠른 공과 두둑한 배짱으로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아왔다.

그러나 구단은 사고를 낸 정찬헌에게 KBO 상벌위원회에 회부되기 전에 무거운 징계를 내렸다. LG는 징계 수위에 대해 “사고 재발 방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선수단에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LG뿐이 아니다. 지난해 삼성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정형식(24)을 임의탈퇴로 중징계했다.

당연한 일이다. 음주운전은 사고가 나지 않아도 그 자체로 ‘범죄’다. 자신뿐 아니라 자칫 다른 소중한 목숨도 앗아갈 수 있다. 선수생명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한때 두산에서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김명제(28)도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었다. 그는 2009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교량 아래 도로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목뼈 2개가 골절되면서 휠체어에 의지하게 됐다. 불굴의 의지로 휠체어 테니스선수가 됐지만, 재기하기까지 그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대비책은 선수들의 인식 변화밖에 없다. 아무리 교육한다고 해도 정작 선수가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익명을 요구한 구단 관계자는 “구장에 나와 있는 순간에는 관리할 수 있지만 경기가 끝난 후에는 선수들 한 명, 한 명을 감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며 “술을 먹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선수들 스스로 아무리 가까운 거리도 음주운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 팀 동료들과 구단에까지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음주운전. 선수들의 인식 변화로 다시는 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길 바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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