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홀릭] 장애물경주·마차경주를 아시나요?

입력 2015-06-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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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첼튼엄 골드컵 장애물경마

■ 재미있는 이색경마들

장애물경마, 1m이하의 높이·3000m이상 거리
마차경주, 마필 걸음걸이 따라 트로팅·페이싱
해외에선 이색경마 페스티벌 등 관광상품도


한국마사회법 시행령 제3조(경주의 종류)엔 이렇게 적혀있다. ‘경주의 종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평지경주: 장애물 등을 설치하지 아니한 경주로에서 600미터(제주특별자치도에 있는 경마장의 경우에는 400미터) 이상의 거리를 경주하는 것. 2. 장애물경주: 마사회규정으로 정하는 장애물을 설치한 경주로에서 1천600미터 이상의 거리를 경주하는 것. 3. 마차경주: 마사회규정으로 정하는 마차로 1천미터 이상의 거리를 경주하는 것.’

또 제4조에는 평지경주의 경우 생후 24개월이 지난 경주마만 출주할 수 있고, 장애물경주와 마차경주는 생후 36개월이 지난 경주마라야 출전 가능하다고 경주마 출주기준까지 적시됐다. 시행령에서 보는 것처럼 경마는 평지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장애물경주나 마차경주도 있다. 그만큼 다양하다.


● 장애물경마를 아시나요?

장애물경마는 경주로에 장애물을 설치해놓고 기수와 말이 장애물을 뛰어넘으며 달리는 경주다. 육상의 3000m 장애물 경주와 비슷하다. 거리는 3000m 이상의 장거리고 장애물 높이는 1m 이하다. 영국의 사냥에서 유래했다. 그런 만큼 영국에서 큰 인기다. ‘첼튼엄 골드 컵’이라는 장애물 경마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나 있다.

장애물 경마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딕 프랜시스라는 영국작가가 그다. ‘경마장 살인사건’ 등 평생 경마 관련 미스터리 소설만 썼다. 에드거 앨런 포우상 3회, 영국추리작가협회상 2회를 수상했다. 매년 100만부 이상의 책이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는 어릴 때부터 말을 잘 탔다. 15세 땐 아예 학교를 그만두고 기수의 꿈을 키웠다. 결국 프로 기수가 돼 10여 년간 2305경기에 출전해 345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은퇴 뒤엔 경마추리소설에 매달렸다. 그가 현역 경마기수 시절의 종목이 장거리 장애물 경마였다.


● ‘벤허’의 명장면 ‘마차경마’, 썰매경마…

마차 경마도 있다.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1959년 당시 1500만 달러라는 거액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스펙터클 대작 영화 ‘벤허’의 명장면 중의 하나가 마차경주다. 벤허 역을 맡은 찰톤 헤스톤이 터키 히포드롬 광장에서 4필의 백마가 끄는 2륜 마차에 타고 경주를 벌이는 장면은 압권이다. 마차경마는 경주마가 마차를 끌고 가는 방식이다. 기원전 775년 올림피아제전에서 4필의 말이 끄는 마차경기가 처음 생겼다. 마차경마는 마필의 걸음걸이에 따라 트로팅(속보)과 페이싱으로 나뉜다. 기수는 바퀴가 두 개 달린 마차에서 긴 채찍을 휘두른다.

이밖에 마차 대신 썰매를 이용한 썰매경마, 러시아에서 세 마리의 말이 마차를 끄는 트로이카 경마도 있다. 또 미국에는 개척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척 웨곤’이라는 포장마차 경마가 있다. 카우보이 모자를 쓴 기수들이 서부개척시대에 쓰였던 포장마차를 타고 경주를 하는 것이다. 척 웨곤을 보기위해 각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 이제는 ‘펀경마’다

경마의 성쇠여부는 팬들에게 달렸다. 팬들의 사랑을 얻으려면 ‘재미’가 제1요소다. 이른바 펀(Fun)경마다. 경마처럼 두뇌에 자극적인 재미와 심신의 휴식 등 ‘1타3피’를 낚는 스포츠는 그리 많지 않다. 경마가 갖는 태생적인 강점이다. 펀경마의 출발점은 다양성이다. 세계 각국은 평지경마뿐만 아니라 각국의 특색에 맞게 다양한 경마를 즐기고 있다. 이를 이벤트나 페스티벌로 키워 경마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물론 관광산업과 연계시키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마사회법으로 ‘이색경마’의 문은 열어 놓았다. 렛츠런파크에서 이색경마 페스티벌을 볼 날은 언제쯤 일까. 평지경주만이 아닌 ‘색’다른 경주를 보고 싶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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