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등록 못한’ 곽유화, 아직은 은퇴 아니다

입력 2015-07-0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흥국생명 곽유화. 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당분간 휴식…4라운드까지 선수등록 가능
흥국생명, ‘은퇴·팀복귀·이적’ 모두 고려
6월 30일 한국배구연맹(KOVO)의 선수등록이 마감됐다. 남녀 13개 팀이 2015∼2016시즌 V리그에서 활동할 선수를 이날 오후 6시까지 등록하는 연례행사였다. 물론 추가등록의 기회는 있다.

평상시라면 남녀 최고연봉선수가 이슈가 됐겠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흥국생명 곽유화(22·사진)가 화제였다. 지난달 23일 청문회를 거쳐 도핑테스트에서 불합격했던 곽유화는 흥국생명이 제출한 등록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이는 ‘은퇴’로 해석됐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1일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 연봉협상은 생각도 못했다. 배구를 계속할지 여부도 모른다. 곽유화가 당분간 집에서 쉰 뒤 마음이 정리되면 그 때 가서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새 시즌 4라운드까지 선수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본인이 원한다면 팀 복귀와 이적 모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비록 식욕억제제라는 금지약물을 먹는 잘못을 저질렀지만, 선수등록을 못할 만큼 상황이 악화된 것은 일련의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했던 일처리 때문이었다. 사실 곽유화가 도핑 대상자로 지정된 것은 2월말이었다. 4월 2일 A시료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B시료를 조사해 4월 22일 최종적으로 양성 판정이 나왔다. KOVO는 “5월에 청문회를 개최해 선수의 의견을 듣고 징계를 하려고 했는데, 병원장으로 있는 도핑위원장이 해외에 세미나를 가는 바람에 한 차례 연기됐다. 6월 2일 청문회를 소집하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변호사인 도핑위원 한 분의 공판 일정과 겹쳐 청문회가 6월 23일로 또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KOVO가 이처럼 정확하게 청문회 일정과 도핑 과정을 해명한 이유는 항간에 떠도는 ‘은폐 기도’ 소문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곽유화가 청문회 때 ‘한약 발언’을 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식욕억제제를 먹었다는 진실을 말하기가 두려웠던 어린 여자선수의 한마디가 사태를 걷잡을 수 없는 길로 몰고 갔다. 지금 흥국생명은 곽유화가 빨리 마음의 안정을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 대중의 망각과 주위의 따뜻한 격려, 본인의 재기 의지 회복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