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서태지, 은퇴 2년6개월만에 새 앨범

입력 2015-07-07 07: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1998년 7월 7일

한국 대중가요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 서태지(사진).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을 이끌며 나타난 그는 당대 대중문화계는 물론 전 사회적인 혁신의 이미지로 받아들여졌다. 지금은 한 여자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빠로 이전보다 훨씬 친근한 모습으로 팬들 가까이 서 있는 그가 8월 한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1980년대 시나위의 멤버 출신인 그의 음악적 고향 역시 록음악이다.

1998년 오늘, 서태지가 록음악을 들고 격렬한 논쟁과 함께 돌아왔다. 온전히 혼자 작업한 새 앨범 ‘Seo Tai Ji’를 이날 발표했다. 1996년 1월 말 서태지와 아이들의 전격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난 지 2년 6개월 만이었다.

‘Seo Tai Ji’에는 타이틀곡 ‘테이크 투’를 비롯해 모두 9곡이 실렸다. 얼터너티브 록이 주조를 이룬 앨범에는 ‘테이크 원’ ‘테이크 포’ 등 의미를 알 수 없는 번호를 내건 제목의 곡들도 담겼다. 서태지는 삼성영상사업단을 통해 “‘테이크 투는 일부 권력층 혹은 힘 있는 자들을 꼬집으면서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갈등 등 여러 문제가 뒤섞인 가운데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는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 ‘테이크 원’은 인류 탄생에 얽힌 외계유입설을 소재로 삼았고, ‘테이크 포’는 자살에 대한 생각과 함께 진정한 행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서태지의 새로운 음악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일부 대중적이지 못해 생소하기까지 한 음악을 둘러싸고 비판과 찬사가 서로를 겨눴다.

이런 논쟁 속에서 서태지는 귀국하지 않은 채 음반만을 내고 정식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컴백’이라는 의미도 여전히 논란으로 남는다. 당시에도 이 앨범을 통해 서태지가 은퇴를 번복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이어졌다. 서태지는 언론 서면인터뷰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고 휴식이 필요했다”면서 “음악을 무작정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그리고 그 사랑에 대한 작은 보답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서태지의 힘은 여전히 컸다. 삼성영상사업단은 국내 최초로 PC통신을 통해 앨범 사전 예약주문제를 실시했다. 또 일련번호를 넣은 홀로그램을 표지에 붙이고 반투명 블루톤 케이스로 포장했다. 모두 불법복제 음반을 막으려는 조치였다. 음반은 모두 100만여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과연 서태지는 서태지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