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U] 신궁 코리아의 원동력 ‘RFB 3박자’

입력 2015-07-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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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대표팀 기보배(왼쪽)와 이승윤(오른쪽)이 8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양궁 리커브 혼성부 대만과의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밝은 표정으로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유니버시아드조직위

■ 이승윤 3관왕·기보배 2관왕…한국양궁 금메달 8개

자신만의 리듬·느낌 타며 균형감 유지
‘리듬(R) 느낌(F)·균형(B) 3박자’ 훈련
날씨 상관없이 매일 300개 활 쏘기도
문형철 감독 “철저하고 다양하게 훈련”

한국양궁은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19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자타공인 세계 최강이다.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에서도 ‘신궁의 나라’는 역시 막강했다. 8일 양궁 일정이 모두 종료된 가운데 이승윤(20·코오롱)은 리커브 남자개인·단체전과 혼성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고 3관왕에 올랐고, 기보배(27·광주시청)는 리커브 여자개인전과 혼성전에서 1위에 올라 2관왕을 차지했다. 올림픽 종목 리커브와 더불어 2014인천아시안게임부터 정식 종목에 채택된 컴파운드까지 광주U대회 양궁에 걸린 10개의 금메달 가운데 한국은 무려 8개(은4·동2)를 휩쓸었다. 정상 등정보다 어렵다는 수성의 비결을 광주U대회 현장에서 들어봤다.


● RFB 3박자

올림픽 등 메이저대회가 열릴 때마다 한국양궁의 선전 비결을 다루는 외신들의 분석 기사를 접할 수 있다. 2012런던올림픽 때 로이터통신은 “한국인은 사용이 불편한 쇠 젓가락을 사용한다”며 우리의 손끝 감각을 한 가지 이유로 꼽기도 했다. 물론 과학적으로 증명되진 않았으나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골격과 체격이 서구인들보다 크지 않아 섬세함에서 분명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대한양궁협회 김기찬 부회장은 여기에 3가지 요소를 추가했다. 리듬(R)과 느낌(F), 그리고 균형(B)이다. 사선으로 걸어가 화살을 끼워 겨누고, 시위를 당길 때까지 자신만의 리듬과 느낌을 타며 몸과 마음이 균형을 이루는 남다른 방식이 있다는 의미다. 심리 전문가를 따로 둘 정도로 극도의 긴장 속에 진행되는 폐쇄형 스포츠에서 스스로 반복적인 행동 패턴과 양식을 만들어 ‘RFB’ 3박자를 맞춰가는 것은 모두가 똑같다. 김 부회장은 “가벼운 발걸음부터 심호흡까지 다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 맞춤형 훈련

양궁국가대표가 돼 태릉·진천선수촌에 소집되면 하루 300개 이상의 활을 쏴야 한다. 여기에 사선과 과녁을 왕복하며 상당한 걸음을 옮긴다. 운동량이 상당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활시위를 당기는 것은 아니다. 종목 특성상 기상조건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훈련 취소는 없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똑같은 훈련을 반복하며 나름의 감을 잡는다. 관중의 함성이 큰 야구장을 찾아가는 것도 일종의 대비다.

광주U대회 기간에도 장맛비가 내렸고, 바람도 꽤 불었다. 그래도 누구 하나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꾸준하고 피나는 훈련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양궁대표팀 문형철 총감독은 “철저한, 또 다양한 상황을 대비한 연습을 해왔다”고 밝혔다. 여기에 꾸준히 진화하며 선수 개인에 맞춰 제작된 자체 장비의 힘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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