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U] 빗나간 화살 한 발에 눈물 쏟은 최미선

입력 2015-07-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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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양궁대표팀의 맏언니 기보배(오른쪽)가 최미선을 안아주며 다독이고 있다. 사진제공|광주유니버시아드조직위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 3세트서 7점 실수
대만에 金 내줘…“내 실수로 졌다” 왈칵

한국-대만의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결승이 열린 8일 광주국제양궁장. 1·2세트를 나눠가진 가운데 이어진 3세트. 그녀의 손을 떠난 화살이 7점 과녁에 꽂혔다. 결국 이 실수를 만회하지 못한 한국은 3-5로 덜미를 잡혔다. 세계 최강을 꺾고 환호하는 대만 선수들을 바라보며 왈칵 눈물을 쏟은 이는 최미선(19·광주여대)이었다. 단체전은 한 명의 실수가 팀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담이 더 크다. 대표팀 맏언니 기보배(27·광주시청)와 강채영(19·경희대)이 얼싸안으며 위로해줬지만, 최미선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우승을 놓친 아쉬움보다 고생한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내 실수로 우리가 졌다.”

초등학교 시절 ‘장비가 멋있어’ 양궁을 택한 뒤 착실히 실력을 쌓다보니 낙타의 바늘귀 통과보다 어렵다는 국가대표가 됐다. 올해 터키 안탈리아 월드컵 2관왕에 오르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선수권(7월 26일∼8월 2일·덴마크 코펜하겐)에 대비한다는 마음으로 광주U대회에 임했는데, 빗나간 한발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그러나 이게 끝은 아니다. “세계선수권을 앞둔 우리에게 좋은 보약이 됐다”는 기보배의 말처럼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어 벌어진 여자 리커브 개인 결승에서 기보배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또다시 은메달을 목에 건 최미선은 “국내에서 벌어진 국제대회라 부담이 컸다.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변함없는 정진을 약속했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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