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국내 야수들, 눈빛이 달라졌다”

입력 2015-07-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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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 김경문 감독이 말하는 ‘강정호 효과’

1. 강정호의 도전, 국내 선수들에 큰 자극
2. 日 꿈꾸던 선수들, ML로 목표 상향조정
3. ML스카우트, 이젠 야수들도 집중관찰


NC 김경문(사진) 감독은 메이저리그 경기를 즐겨 본다. 지난해에는 새벽에 중계되는 류현진(LA 다저스)의 선발등판 경기를 꼼꼼히 챙겨보기도 했다. 선 굵은 야구를 추구하는 김 감독의 스타일이 메이저리그와 통하는 점도 있어서겠지만, 미국야구를 통해 많은 것을 느낄뿐더러 한국선수들을 응원하고픈 마음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7일과 8일 마산구장 김 감독의 방 TV에선 변함없이 메이저리그 경기가 방송되고 있었다. 김 감독은 강정호(피츠버그)에 대해 “우리 4번타자 정말 잘한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그리고 “강정호를 통해 KBO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바뀌었다. KBO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 강정호 효과, 선수들의 눈빛부터 달라졌다!

KBO리그 타자들의 최종 꿈은 강정호가 태평양을 건너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 전까지 특급선수들은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 한 시즌 홈런 50개씩을 날린 전성기 이승엽(삼성)도 외면한 메이저리그의 벽은 도저히 넘지 못할 것처럼 높아 보였다.

그러나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첫해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런저런 변화가 있지만, 클린업 트리오로도 나서고 있고 수비에서도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피츠버그와 계약 직후 ‘일본 특급 내야수들도 메이저리그에서 수비를 못해 실패했다’, ‘다리를 드는 레그킥으로는 시속 155km의 빠른 공을 칠 수 없다’는 등의 비관론도 나왔지만 치열한 주전 경쟁을 이겨내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강정호의 도전은 국내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되고 있다. 이미 몇몇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준비하며 겨울에는 개인 코치를 고용해 힘을 키우고 있다. 계약을 도울 에이전트를 알아보는 경우도 있다. 김경문 감독은 “몇몇 선수들은 눈빛부터 달라졌다. 더 큰 꿈을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은 개인과 팀, 그리고 리그 모두에 건강함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빅리그의 시선은 KBO 야수로 향하고 있다!

과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은 KBO리그 투수들에게 집중됐다. 그러나 이제 투수 못지않게 야수들도 집중적으로 관찰한다. 넥센 박병호를 지켜보기 위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최근의 모습만 보더라도 그렇다.

김경문 감독은 “많은 미국 팀들이 KBO 야수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정호가 미국에 진출하기 전까지는 우리를 굉장히 낮게 본 것 같다. 오죽하면 강정호도 수비가 문제라는 소리를 들었나. 그러나 KBO 최고는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강정호가 스스로 보여줬다”며 “특히 1000만달러, 2000만달러 연봉계약이 쏟아지는 미국 FA(프리에이전트) 시장과 비교하면 KBO 타자들의 경쟁력은 굉장히 높다”고 평가했다. KBO리그 출신 야수의 빅리그행 문을 연 강정호가 불러온 변화의 바람이다.

마산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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