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리틀 텔레비전’의 백종원. 사진제공|MBC
‘손님’ 류승룡도 순박한 이미지 배가
‘두 얼굴의…’ 충청도 드라마도 기획
“어때유? 그럴싸하쥬?”
연예계에 때 아닌 충청도사투리 바람이 불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쓰이는 사투리로 대부분 경상도나 전라도사투리를 떠올리지만, 요즘엔 충청도 사투리가 ‘대세’다. 조연들의 정감 있는 모습을 표현하거나 웃음코드로 사용됐지만, 요즘엔 ‘흐름’을 주도한다.
충청도사투리 바람은 요리사 백종원(사진)이 먼저 몰고 왔다. 그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케이블채널 tvN ‘집밥 백선생’에서 “어때유? 어렵지 않쥬?”라는 등 구수하고 정감 있는 말투로 시청자들을 TV앞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무심하게 툭툭 내뱉는 사투리에 담긴 순박함이 웃음을 안긴다. 백종원 말투는 SNS 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유행어’가 되고 있다.
스크린에서도 충청도사투리가 들려온다. 배우 류승룡은 최근 개봉한 영화 ‘손님’을 통해 구수한 충청도사투리를 선보인다. 극중 착하고 사람 좋아 보이는 이미지를 충청도사투리로 배가시킨다.
연말에도 충청도사투리에 대한 관심이 계속될 전망이다. 12월 방송예정인 MBC 수목드라마 ‘두 얼굴의 사나이’는 ‘전국이 봐야할 충청도 드라마’라는 기획의도에 따라 충청도사투리가 주요 장치가 된다. 한 집안의 가장이자 조직폭력배 중간 보스로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충청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포부다. 실제 충청도가 고향인 연기자 정준호와 이범수가 주연을 맡아 충청도사투리를 실감나게 들려줄 예정이다.
제작진은 “말은 느려도 성격은 급하고, 어수룩한 것 같지만 절대 손해 볼 짓은 안하는 충청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툭 던지는 한 마디로 폐부를 찌르기도 하는 특유의 사투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마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사투리 연기는 캐릭터를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들에게 매력적이다. 특히 충청도사투리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해 이질감 없이 듣게 된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