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저마노…9개 구단 ‘경계의 눈빛’

입력 2015-07-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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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용병 교체로 후반기에도 돌풍을 이어갈 조짐이다. 전반기 반전의 주인공이 타자 댄블랙이었다면, 후반기에는 투수 저스틴 저마노가 제1선발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절묘한 컨트롤·타이밍 뺏는 변화구 무기
2G 14이닝 2실점 0볼넷…방어율 1.29

kt의 새 외국인투수 저스틴 저마노(33)가 후반기 다른 9개 구단의 기피인물로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저마노는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5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3-1로 앞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도 8회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재윤의 난조 속에 팀이 4-7로 역전패하는 바람에 2승째를 거두진 못했지만, 다른 구단 전력분석팀에서 고민할 만한 피칭 내용이었다.

7월초 외국인투수 필 어윈의 퇴출 후 대체 용병으로 영입된 저마노는 2차례 등판에서 인상적 피칭을 보여줬다. 첫 등판인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6안타 1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된 그는 이로써 2경기에서 1승과 함께 총 14이닝 2실점으로 방어율 1.29를 기록 중이다.

구속은 빠르지 않다. 2경기를 통틀어 최고 구속은 141km. 포심패트스볼(직구)은 1개(시속 135km)밖에 던지지 않았다. 직구 계열의 공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살짝 떨어지는 투심패스트볼뿐이다. 21일 한화전에서 총 94개의 공을 던졌는데, 투심이 57개로 60.6%를 차지했다. 이어 커브 24개(25.5%), 체인지업 7개 (7.4%), 슬라이더 5개(5.3%)의 분포를 보였다.

빠른 공 없이 타자를 잡는 것은 결국 절묘한 컨트롤과 타자의 배트 중심을 비켜나는 다양한 변화구다. 게다가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 2경기 동안 볼넷을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 구위가 압도적이진 않지만, 공격적 피칭을 한다. 그러다보니 14일 두산전에서 77개의 투구수로 7이닝을 마무리했고, 21일 한화전에서도 94구로 7이닝을 막았다.

야구계에선 4년 전 삼성에서 활약하던 시절보다 기량이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2011년 8월 대체 외국인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그는 8경기에서 5승1패, 방어율 2.78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매사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kt 조범현 감독은 저마노에 대해 “아직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 2경기를 통해 상대팀들이 분석도 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도 “2경기 던진 것처럼만 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있겠나. 컨트롤이 좋기 때문에 안정적이다”고 말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0km가 될까 말까 하지만, 마법 같은 공으로 타자를 누르고 있다. 단 두 차례의 퍼포먼스였지만, 인상적이었다. 후반기 kt를 만나는 상대팀들은 저마노의 등판일자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게 됐다.

수원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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