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선언 슈틸리케 “일본전은 냉정하게”

입력 2015-08-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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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 오늘 일본과 동아시안컵 2차전

A매치 맞대결 2010년 5월 승리 후 2무2패
중국전 완승 잊고 최선의 준비·자신감 강조


2-0 승리로 끝난 중국전은 잊었다. 축구대표팀 ‘슈틸리케호’의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한일전이 다가왔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은 5일 우한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2015동아시안컵(1∼9일·중국 우한) 남자부 2차전을 갖는다.

슈틸리케호 출범 이후 첫 한일전이다. 부담이 크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결과까지 무조건 잡아야 하는, 진검승부다. 일본이 북한과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는 사실도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지난달 31일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역사적인 라이벌과의 경기이지만 여기에만 집중해 무리한 플레이를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국 ‘라이벌전’을 언급했다는 사실은 슈틸리케 감독도 양국간의 뿌리 깊은 라이벌 의식, 역사적 배경 등을 두루 인지하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


물론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 크게 앞선다. 76차례 만나 40승22무14패로 절대적인 우위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일본을 상대로 한 마지막 승리는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5월 24일 사이타마에서 열린 평가전이었다. 박지성(은퇴), 박주영(FC서울)의 골로 2-0 쾌승을 일군 뒤 5년 넘도록 승리가 없다. 2무2패다. 특히 가장 마지막 만남인 2년 전 2013동아시안컵에서는 ‘한국축구 성지’ 잠실벌에서 1-2로 졌다. 한국은 동아시안컵 전적에서도 일본에 1승2무2패로 열세다.

더욱이 또 다른 화젯거리도 있다. 일본은 하비에르 아기레 전 감독이 1월 호주아시안컵 직후 승부조작혐의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뒤 바히드 할릴호치지 감독에게 새 지휘봉을 맡겼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우리에게 2-4 대패를 안긴 알제리대표팀의 수장이었다. 동아시안컵 태극전사들이 한결같이 “일본은 꼭 이긴다”고 의지를 불태우는 까닭이다.

일단 슈틸리케 감독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복수심으로 경기를 하면 본연의 색채를 잃는다. 과거가 아닌, 현 시점에서 최선의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욕심은 있다. 중국전을 2-0으로 마친 뒤 이례적으로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밝힌 그는 늦은 저녁식사를 겸한 팀 미팅에서도 제자들에게 자신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 ‘우승’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함께 공유하고 긍정의 자극을 주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일본을 눌러야 한다.

사실 슈틸리케 감독과 할릴호지치 감독의 스타일은 ‘닮은 꼴’이다. 국내파에 꾸준히 기회를 주고, 유럽파 프리미엄도 없다. 명성만으로 대표팀에 자동 승선하는 사례도 없다. 그러나 근래 분위기는 다르다.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사령탑으로 기대 이상 성과를 내며 굳건한 위상을 자랑하고 있는 반면, 할릴호지치 감독은 부임 이후 3연승을 달리다 북한전 패배 등 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냉정과 열정 사이. 같고도 다른 처지에서 미묘한 줄다리기를 해야 할 한국과 일본의 동아시안컵 운명은 과연 어떻게 갈릴까. 이제 하루 뒤면 결과가 가려진다.

우한(중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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