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지연 “재벌가 딸 아니냐고요? 우연한 기회 잡았을 뿐”

입력 2015-08-12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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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지연 “재벌가 딸 아니냐고요? 우연한 기회 잡았을 뿐”

한여름 뙤약볕을 견디고 한 여배우 지망생이 오르막길을 오른다. 달랑 프로필 서류 하나만을 든 이 여배우 지망생은 한 기획사 주차장에서 세차를 하고 있던 남자에게 "이 회사 대표님 좀 꼭 만나게 해달라"고 말한다. 그 남자가 김윤석, 유해진 등이 소속된 심 엔터테인먼트의 심정운 대표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굉장히 드라마틱한 이 이야기 속 당돌한 여배우 지망생은 1년새에 영화 '간신', '인간중독' 두 편을 성공시키고 브라운관에 진출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것이 배우 임지연에게 지난 1년 동안에 일어난 일들이다.

"영화 두 편을 찍었을 때는 밖에 나가도 저를 알아보는 분들이 없었는데 '상류사회'가 끝나고 나서는 많이 알아봐 주셔서 행동하기가 점점 조심스러워져요. 그동안 저의 영화들이 좀 성숙한(?) 작품들이어서 이번 드라마를 통해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임지연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상류사회'에서 밝고 명랑한 이지이 역을 맡아 영화 속 우울하고 어두운 이미지를 단번에 깨뜨리는 성과를 냈다. 이는 두 편의 영화를 통해 굳어질 뻔 했던 노출이라는 키워드도 사라지게 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우선 감독님과 작가님이 처음부터 '네가 지이라고 생각하고 네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오버하는 것 같으면 제지 해 달라'고 말씀 드렸었어요. 제가 실제로 쓰는 말투나 애교 등을 다 활용해서 지이 캐릭터를 만들었죠."

그 결과 임지연의 이지이 캐릭터는 박형식이 만들어 낸 유창수 캐릭터와 문자 그대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이들이 표정 하나, 대사 한 마디에 여성 시청자들이 움직였고 시청률도 같이 상승했다.

"(박)형식이와는 이미 SBS '정글의 법칙'을 같이 출연해서 형, 동생 하는 사이였어요. 정말 서로에게 다 보여준 사이였고 동생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제가 본부장님 소리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우리 둘 다 '유 본부장이 살아야 지이도 산다'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연기했어요."

이런 찰떡 호흡으로 빚어낸 이지이는 '상류사회'에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과 응원을 받았다. 그리고 이 캐릭터를 연기해 낸 임지연이라는 배우의 의외성과 가능성도 빛을 발했다.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활용성을 가진 새싹이 된 셈이다.

"1년 3개월 사이에 많은 작품에 나와서 재벌 딸이냐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희 가족처럼 평범한 집도 없어요. 그저 연기를 꿈꾸는 학생이었다가 우연한 기회를 만났을 뿐이에요.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해야죠. 조급한 마음 먹지 않고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겸손함은 절대 잊지 않는 열정적인 배우가 되겠습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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