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니엘 “주성치·성룡 영화처럼 B급영화 진수 보여줄것”

입력 2015-08-26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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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영화 ‘공모자들’에 이어 27일 개봉하는 영화 ‘치외법권’을 통해 임창정과 두 번의 호흡을 맞춘 최다니엘은 “형의 존재가 결정적” 이었다며 파트너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영화 ‘치외법권’ 최다니엘

두 강력계 형사가 벌이는 코믹 수사물
“임창정 형의 존재가 영화 선택의 이유”


연기자 최다니엘(29)은 하나의 이미지로 국한되지 않는다. 안경을 쓸 때와 벗을 때, 그 단순한 차이 하나로 외모에 대해 극명하게 나뉘는 평가를 받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드라마와 시트콤, 이제는 영화까지 넘나들며 선보이는 각기 다른 모습, 그래서 최다니엘의 이미지는 매번 새롭다.

27일 개봉하는 영화 ‘치외법권’(감독 신동엽·제작 휴메니테라픽쳐스)에서도 그 매력은 이어진다. 경찰대학교를 수석 졸업했지만 ‘수사’ 보다 ‘여자’에 더 관심이 많은 강력계 형사 유민이 그가 맡은 인물. 머리카락을 한껏 부풀린 펌 헤어스타일을 택했고, 등장하자마자 코믹한 전라 연기까지 불사한다.

“문제될 건 없었다. 하하! 배우들과 감독이 상의해 즉석에서 아이디어를 내면서 완성한 영화다. 그런 작업은 마치 태평양 한 가운데에 뜬 돛단배를 탄 기분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의 파트너는 임창정이다. 천재적인 프로파일러라는 설정이 무색할 만큼 영화 속 임창정은 누구를 만나든 일단 주먹부터 나오는 다혈질 형사다. 2012년 영화 ‘공모자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내가 울타리를 좋아하는 양이라면 (임)창정이 형은 마치 산 속 멧돼지 같은 스타일이다. 나에게 형은 TV만 틀면 나오는 연예인이었다. 영화 ‘비트’부터 그의 히트곡 ‘이미 나에게로’까지 엄청나다. 물론 그의 악명도 조금 들었다. 좋고 싫은 게 분명한 사람이다. 나와 비슷하다.”

최다니엘이 ‘치외법권’을 선택하기까지 임창정의 존재는 결정적이었다. “형의 천재성이 겉으로 보이는 개성 때문에 많이 가려진 것 같다”고도 했다. 13살이 차이나지만 큰 장벽은 아니다.

영화에서 두 사람은 ‘덤 앤 더머’처럼 사건사고를 만들다가도, 때로는 ‘맨 인 블랙’처럼 절묘한 호흡을 자랑한다.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사이비 교주에 맞선 콤비 플레이가 유쾌하다. 다만 이들이 빚어낸 B급 정서를 관객이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미지수. 최다니엘도 동의한다.

“사실 우리 영화의 흥행보다, 영화 전반에 다양성이 살아나갈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점차 관객 각자의 기호는 사라지는 것 같다. 인스턴트에 길들여진다고 해야 할까. 주성치나 성룡의 영화는 여전히 재미있지 않나. B급, 독립영화 모두 거세되는 분위기가 안타깝다.”

최다니엘은 곧 군에 입대한다. 나이보다 성숙한 외모 탓에 군복무는 일찌감치 마친 것처럼 보여도 아직 ‘군 미필’이다. 그는 덤덤하게 “불안한 마음은 없다”고 했다.

“무명 시절에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연기자가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 연기를 못하더라도, 그 땐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을 거라 믿는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도 있다. 직업 군인 대신 일찍 퇴역한 그의 아버지는 다섯 살에 어머니를 먼저 떠나보낸 늦둥이 아들을 홀로 뒷바라지했다.

“아버지는 지하철에서 물건도 파시고 여러 일을 하셨다. 중학교 때인가, 아버지의 뒷모습을 봤다. 흰 머리카락이 보이는 그 모습이 유독 작아보였다.”

그런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아들에게 건네는 말은 ‘영어를 배우라’는 주문이다. 최다니엘은 이제야 그 말을 듣기 시작했다. 요즘 최대 관심사는 영어다.

“얼마 전 지인이 영어 강사로 일하는 전주로 내려가 보름동안 모텔에서 지내면서 영어 개인 교습을 받았다. 하루 8시간씩 공부했다. 투(to)부정사만 배우면 되는데. 영화 개봉 때문에 중단했다. 설마 다 잊어버리진 않겠지?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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