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힐링캠프’의 추락은 MC 김제동의 실패인가

입력 2015-08-27 0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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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DB

‘힐링캠프’의 추락은 MC 김제동의 실패인가

한때 SBS의 간판 토크쇼였던 '힐링캠프'가 포맷을 변경하고도 시청률 하락을 경험하며 쓴 맛을 보고 있다.

'힐링캠프'는 지난 24일 방송에서 예능 4대 천왕으로 불리는 개그맨 정형돈을 게스트로 불러 500인의 시청자들과 직접 대면을 시켰다. 이 자리에서 정형돈은 김제동을 비롯한 500인의 청중들과 만나 다른 예능 프로그램 출연 때와 마찬가지로 번뜩이는 입답을 보여줬지만 시청률 하락을 막지 못했다.

25일 오전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힐링캠프 500인' 정형돈 편은 3.7%(전국기준)의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홍석천과 정창욱 등 유명 셰프들이 출연했을 때에 비해 0.2%P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이런 미미한 상승에 기뻐하기엔 '힐링캠프'의 지난 영광이 화려하다. 밤 11시대 심야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한때 평균 7~8%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12%까지 넘겼던 간판 토크쇼였기에 4%대 붕괴가 지닌 심각성은 매우 크다.

사진=SBS 화면 캡처


혹자는 이같은 추락이 현재 MC를 맡고 있는 김제동 때문으로 본다. 제작진은 끝까지 500인의 MC라고 우기고 있지만 이들을 이끌어 스타와의 중간자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김제동이기 때문.

이에 대해 한 예능국 고위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결코 김제동이 '힐링캠프' 시청률 추락을 혼자 뒤집어 써선 안된다. 오히려 이 프로그램의 화제성이 유지되는 것이 김제동 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제동은 청중 앞에서 마이크 하나로 녹화를 진행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MC다. 한때 집단 MC 체제가 유행했을 때는 그 재능을 썩히고 있었지만 '톡투유'와 '힐링캠프'에서는 그 입담이 제대로 빛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추락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전보다 많이 약해진 게스트 때문에 시청자들이 흥미를 잃은 것을까.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힐링캠프'는 게임 위주의 버라이어티에 부담감을 느끼는 연예인들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홍보의 장이다. 그리고 최근 황정민이나 제국의 아이들 3인방, 정형돈 등이 섭외된 것을 봐도 트렌드에 맞춰 적시에 게스트를 부르는 제작진의 능력도 전혀 퇴보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좋은 MC와 탁월한 섭외 능력에도 불구하고 '힐링캠프'의 추락은 현재 진행형이다. 비록 심야 예능에 대한 시청자 선호도가 떨어진 환경이라고는 하지만 목요일에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백년손님 자기야'가 7~8%대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반드시 외부 환경 탓만 할 수 없다.

이를 두고 한 방송 관계자는 "'힐링캠프'의 현재 포맷은 시청자 500인을 통해 앞에 놓인 스타의 진짜 속내를 끌어내겠다는 의도지만 정작 눈 앞에 나온 결과는 그렇지 않다"면서 "천 개의 눈이 바라보는 가운데 자기 방어를 하지 않는 스타가 과연 있겠나. 토크 콘서트를 빌려 새로운 지상파 토크쇼를 만들어 보려던 제작진의 욕심이 과했다"고 지적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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