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천만 돌파②] 오달수-유해진은 언제나 옳다

입력 2015-08-29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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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유해진(오른쪽). 동아닷컴DB

황정민과 유아인 주연 영화 ‘베테랑’이 1000만을 돌파했다. 두 사람은 각각 정의의 형사 서도철과 재벌 3세 조태오 역을 맡아 역대급 연기를 선보였다. 갈수록 깊어지는 이들의 날선 대립 관계를 통해 극의 긴장감과 재미를 더했다.

그러나 ‘1000만’이라는 결과를 오롯이 황정민과 유아인의 힘으로만 일궈낸 것은 아니다. 아무리 잘 던지는 투수라도 포수가 없으면 제 역량을 다하기 힘들지 않은가. ‘투수’ 황정민과 유아인의 곁에는 받아주는 ‘포수’ 오달수와 유해진이 있었다. 이들이 ‘베테랑’에서 뭉치면서 비로소 환상의 배터리가 완성됐다.


● 또 만났네 또 만났어~ ‘국제시장’ 콤비

‘베테랑’은 안하무인 유아독존 재벌 3세를 쫓는 베테랑 광역수사대의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 오달수는 극 중 서도철의 상사이자 20년 경력의 승부사 오팀장을 연기했다.

오달수는 ‘마지막 늑대’ ‘그림자 살인’ ‘달콤한 인생’ 그리고 ‘국제시장’ 등 황정민과 다양한 작품에 함께 출연했다. 이가운데 두 사람의 콤비가 가장 빛을 발한 작품은 지난해 12월 개봉해 1425만 명을 동원한 ‘국제시장’. 이 작품에서 오달수와 황정민은 목숨도 걸고 서로를 지켜낼 만큼 진한 우정을 그려냈다.

이후 ‘조선명탐정2’과 ‘암살’에서 김명민 하정우와 단짝이 된 그는 ‘베테랑’에서 황정민과 재회했다. ‘국제시장’ 덕분인지 확실히 두 사람의 투샷은 이질감이 전혀 없었다. 익숙한 것을 넘어 안정적인데다 스크린을 꽉 채우는 느낌이랄까.

앞서 류승완 감독은 오달수의 캐스팅을 놓고 “오팀장은 오달수가 아니면 안 되는 캐릭터였다. 오달수만이 갖는 특유의 매력으로 인해 캐릭터가 더욱 생동감 있게 완성됐다”고 밝혔다.

류 감독의 말대로 오달수는 ‘베테랑’에서 완벽하게 제 몫을 다해줬다. 사우나와 수사대 건물 밖에서 황정민과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에서는 팀의 수장 캐릭터답게 무게를 더했다. 특히 “(조태오를 잡아서) 조서로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는 서도철에게 “그 조서는 누가 결재하는데!”라고 받아치는 모습은 씁쓸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밥 많이 주면 좋아하고” “힘들지. 물 줄까” 등의 코믹한 대사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암살’에 이어 약 한달 만에 다시 1000만 스코어를 품에 안은 오달수. 이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1000만 작품’은 ‘베테랑’을 비롯해 ‘암살’ ‘국제시장’ ‘변호인’ ‘도둑들’ ‘7번방의 선물’ 그리고 목소리 출연한 ‘괴물’ 등 7개에 달한다.

동아닷컴DB



● 유해진, 뭘 해도 다 되는 참바다 씨

바야흐로 유해진의 전성기다. 봄여름 시즌에만 ‘극비수사’ ‘소수의견’ 그리고 ‘베테랑’까지 세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이에 앞서 올해 초에는 tvN 예능 ‘삼시세끼-어촌 편’에서 ‘참바다’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친근하면서도 코믹한 캐릭터로 주목받았던 유해진. 그런 그가 대기업 상무에 그것도 악역이라니 참으로 신선했다. 유해진이 ‘베테랑’에서 맡은 최상무는 재벌 3세 조태오의 업무와 사생활 모든 것을 관리하는 오른팔이다.

냉철한 최상무과 진솔한 유해진의 만남은 자석의 S극과 N극처럼 강렬했다. 최상무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기존 악역들과는 달랐다. 그는 조태오의 악행을 직접 실행하는 행동대장이었지만 역으로 측은하고 안쓰러운 인물이었다.

류승완 감독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유해진이 악역을 하면 그냥 악당으로 보이지 않고 ‘나쁜 일을 하는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힘이 있다”며 “그냥 ‘나쁜 놈’을 연기할 배우는 많다. 그러나 인간의 피를 느끼게 하는 점이 유해진의 강점”이라고 극찬했다.

고모부인 조회장에게 조태오 대신 폭행을 당하고 사촌 동생인 조태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인 최상무. 서도철을 제지하다 아무 힘도 발휘하지 못하고 머리가 잔뜩 헝클어진 채로 삐뚤어진 안경을 고쳐 쓰는 모습은 웃기면서 슬프기까지 했다. 이처럼 유해진은 전사(前事)도 없는 최상무를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인간미 있는 인물로 그려냈다.

그 덕분에 조태오의 악한 이미지가 부각되는 효과를 봤다. 이미 조태오 자체만으로도 ‘역대급 인간 쓰레기’이지만 비교할 만한 최상무가 옆에 있으니 더욱 악하게 보인 것. 두 사람의 앙상블은 ‘같은 재벌 다른 느낌’으로 시너지를 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지난해 ‘해적’에서 866만명을 끌어모으고 올해 ‘베테랑’을 통해 더 큰 흥행 신화를 쓴 오달수와 유해진. 이들이 다시 한 작품에서 만날 날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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