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덕아웃·이동거리·인조잔디…청주구장에 심기불편한 KIA

입력 2015-09-0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에 9월 1∼2일 한화전은 간절한 경기였다. 5위 경쟁에서도 이겨야 하고, 5연패도 끊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이 2연전을 대전이 아닌 생소한 한화의 제2구장 청주에서 하는 데 대해 불편함을 은근히 내비쳤다.

KIA 김기태 감독은 1일 청주구장에 도착하자마자 3루측 원정팀 덕아웃의 동선을 문제 삼았다. 시멘트로 만든 천장이 너무 낮게 설계돼 있어 선수들이 지나가다 머리를 부딪칠 위험성이 높았다. 김 감독은 구장 직원들에게 “벽에 스티로폼을 부착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스티로폼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김 감독은 KIA 직원들에게 덕아웃 벽 천장에 하얀색 테이프를 세로로 달라고 지시했다. 마치 고드름처럼 테이프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선수들의 주의를 환기시켰으나 흉물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라도 예기치 않은 부상을 방지하겠다는 고육지책이었다.

또 하나 KIA를 민감하게 만드는 요소는 동선이었다. 청주에 선수단을 수용할 규모의 호텔은 1개뿐인데 이미 한화가 선점했다. 이 탓에 KIA는 대전 원정 때 쓰던 유성 지역의 호텔에서 이동한다. 버스로 편도 40분 거리라 부담이 적지 않다.

경기 직전, 수비 연습을 할 때 또 하나 어려움이 발생했다. 바운드가 높게 튀지 않는 청주의 인조잔디에 내야수들이 이질감을 느낀 것이다. KIA 김민호 수비코치가 계속 이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화도 “우리도 청주에서 경기를 하면 사실상 원정경기다. 선수들도 힘들고, 수용인원이 대전보다 적어 남는 것도 없다. 오직 청주 팬만을 보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청주에서 몇 경기를 언제 할지는 한화의 몫이다. 이번 일정은 시즌 전인 3월에 정했다”고 말했다. 일부러 KIA를 겨냥해 청주 경기를 편성하진 않았다는 반박이다.

청주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