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삼’ 버스 타고 강원도 한바퀴

입력 2015-09-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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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정태영삼 버스’ 삼척·태백 노선의 관광명소 하이원추추파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스위스식 산악열차 인클라인 트레인. 1963년 철거된 강삭철도를 복원해 표고차 200m, 15.6도의 경사구간을 오르내린다. 2-세계 유명 열차를 미니어처로 만들어 직접 탑승할 수 있는 하이원추추파크의 미니트레인. 3-7.7km의 코스를 자랑하는 하이원추추파크 레일바이크.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12개의 터널을 지나는데, 경사진 철길을 내려오면서 국내 레일바이크 중 최고 속도를 체험할 수 있다. 4-아기자기한 풍경이 예쁜 동해 장호어촌체험마을에서 스노클링 체험을 하는 관광객들.

■ 강원도-강원랜드 윈윈…‘정태영삼’ 투어

‘정선·태백·영월·삼척’ 관광 콘텐츠 공유
추추파크·장호어촌마을·황지시장 등 체험


“오늘 하루, 버스로 편하게 이동하면서 즐기세요.”

늦여름 햇살이 화창했던 지난 금요일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의 컨벤션 호텔 앞. 빨간색 버스 안에서 가벼운 차림의 승객 30여명이 기사의 안내방송을 듣고 있다. 막바지 여름휴가를 즐기러 온 투숙객으로 이날 삼척과 태백을 돌아보는 하루 나들이에 나섰다. 요즘 지역연계의 관광콘텐츠로 주목을 받는 ‘정태영삼 버스’다.

추추파크 레일바이크, 장호항 스노쿨링…지역 명소 접근성 불편 해소

아침 9시에 강원랜드를 출발한 버스는 한 시간 남짓 달려 삼척 하이원추추파크에 도착했다. 철도 폐선 구간을 활용해 스위치백 기차부터 인클라인 트레인, 레일바이크, 미니트레인을 체험할 수 있는 철도 테마파크이다. 고산지대의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다양한 어트랙션을 즐길 수 있고, 주말에는 인클라인트레인 역 근처의 통리장도 즐길 수 있다.

하이원추추파크에서 점심 때까지 머문 뒤 다음 목적지는 장호어촌체험마을. 걸어서 30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는 아담한 포구로 동해 맑은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투명카누와 스노클링 체험이 있다. 버스는 승객들이 여유 있게 마을을 돌아보고 체험상품을 이용하도록 3시간 정도 넉넉하게 장호항에 머물렀다. 이어 돌아오는 길에는 마지막으로 태백 황지시장을 들려 지역 특산품 쇼핑과 재래시장 구경의 아기자기한 재미를 누릴 수 있었다.

‘정태영삼 버스’의 정식 명칭은 ‘정.태.영.삼 나들이 버스’로 폐광 4개 시.군 정선 태백 영월 삼척을 뜻한다. 폐광 4개 시.군이 있는 강원도 남부는 천혜의 자연환경에 비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관광하기는 불편하다.

‘정태영삼 버스’는 이런 고민을 푸는 대안으로 등장했다. 하이원추추파크, 장호어촌체험마을, 태백 황지시장을 돌아보는 삼척 .태백 노선을 비롯해 동강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영월 노선, 정선 5일장과 화암동굴이 있는 정선 노선 등을 만들어 무료로 운행하고 있다. 당초 여름휴가철만 시범운영할 계획이었으나 7월24일부터 9월2일까지 이용객이 1639명으로 기대를 훨씬 뛰어 넘었다. 덕분에 최근 10월까지 운영을 연장했다.

‘정·태·영·삼’ 버스


투어 이용객 편의, 이동지역 안내 등 섬세한 서비스 개발 필요

강원랜드 변창우 마케팅 상무는 “연간 500여만명이 강원랜드를 찾는데, 이들이 자연스레 4개 시.군을 관광하는 계기를 만들어 강원랜드와 지역 관광산업이 시너지효과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원랜드도 지역을 활용한 관광아이템의 발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원랜드는 게이밍 시설과 골프. 스키장 등을 갖춘 종합레저리조트지만 다른 지역 리조트에 비해 관광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한 편이다. ‘정태영삼 버스’는 리조트에서의 휴양과 오락 외에 새롭게 지역관광 수요를 만들어 투숙기간과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카드다.

물론 시범운영 중인 ‘정태영삼 버스’는 아직 관광상품으로 완성된 모습은 아니다. 일본 JR홋카이도의 트윙클 버스나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시티투어버스처럼 이동과정에서의 꼼꼼한 지역 안내, 투어 이용객을 위한 각종 편의 제공 등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섬세한 서비스는 부족하다. 하지만 모처럼 지역과 대형 리조트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관광 콘텐츠의 개발이라는 점에서는 기대가 크다.

삼척·태백 |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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