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창원 사장 “신동빈 회장 직접 챙기는 강도 높아질 것”

입력 2015-09-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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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공식 퇴진하고 신동빈 그룹 회장이 야구단 역량 강화 의지를 밝히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의 측근인 이창원 롯데 자이언츠 사장(사진)은 “회장님께서 직접 챙기는 강도가 높아져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동아DB

■ 이창원 롯데 자이언츠 사장이 말하는 ‘회장님 관심’의 실체

지바롯데 구단주대행때 밸런타인 감독 영입
평소 경기력 향상·선수 육성 등 상당한 관심
자이언츠 변화 위한 의사결정에 긍정적 영향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섰다.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공식적으로 퇴진하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야구단에 대한 역량 강화 의지를 밝히면서 야구계가 들썩였다. 그렇다면 ‘회장님의 한마디’에 야구단은 얼마나, 어떻게 바뀔 수 있는 것일까.

최근 신 회장은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 속에서 드러난 그룹의 민낯을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야구단이 그룹 이미지 개선을 위한 카드로 꼽히고 있다. 과연 신 회장의 야구단에 대한 관심의 실체는 무엇일까. 지난해 폐쇄회로(CC)TV 사찰 논란 이후 부임한 이창원 롯데 자이언츠 사장에게서 ‘회장님 관심’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 큰 틀에서 얘기할 뿐, 구체적 지시는 안 하는 스타일

이창원 사장은 야구단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 그룹 정책본부 홍보팀장(전무)으로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자신의 측근을 야구단 사장으로 임명할 만큼,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내홍 속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야구단에 관심이 많다. 이 사장도 “회장님께서는 경험에서 나오는 식견이 있는 분이다. 오랫동안 일본야구와 KBO리그를 봐오셨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일본 지바롯데 구단주대행 시절 소기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보비 밸런타인 감독을 데려와 2005년 팀을 우승시켰고, 사령탑 영입 외에도 구장시설 개선 등에 아낌없이 돈을 쓰면서 ‘지출’ 탓에 신격호 총괄회장과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신 회장이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또 최근의 ‘지원’ 발언도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회장님께선 큰 틀을 잡아주시지, 구체적인 말씀은 안하신다. 최근 전달받은 내용 역시 마찬가지”라며 “사실 최근 보도된 내용도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평소에도 경기력 향상과 선수 육성에는 상당한 관심을 갖고 계시다”고 설명했다.


● 변화를 위한 의사결정, 회장님의 관심은 긍정적

항간에서 신동빈 회장의 직접적 발언을 두고 롯데가 FA(프리에이전트) 영입 등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뒷문 불안으로 뒤집히는 경기가 많아 이 부분에 대해 신 회장이 “보완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한 것을 두고, 실무진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흘러나온 얘기라는 것이다.

물론 신 회장의 관심은 야구단에 긍정적이다. 이창원 사장 역시 “구단주대행체제가 끝나고, 회장님께서 직접 챙기는 강도가 높아질 것이다. 이는 긍정적으로 본다. 현장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부담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이언츠의 변화를 위해 의사결정에 있어선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구단이 그룹 이미지의 회복을 위해 이용된다는 시선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았다. 이 사장은 “야구단도 그룹의 일원이다. 야구단을 이용한다는 말은 ‘오버’다. 물론 스포츠단의 영향력을 감안해 우리가 전체적인 그룹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그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시즌 마무리 잘해 개선방안 마련, 외부 흔들기 우려스럽다

이창원 사장은 지난해 11월초 갑작스레 야구단에 부임했다. 이제 만 10개월이 흘렀다. 그는 “야구단에 처음 부임한 우리가 전문가는 아니지 않나. 지난 10개월간 구단을 정확히 진단하고자 했다. 거기에 치중하면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이 본 올 시즌 롯데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는 구단 프런트에게 현장에 간섭하지 않도록 철저히 지시한 바 있다. 경기 내적인 문제에 대해 이 사장은 “시즌을 진행하다 보니, 팀워크나 팀플레이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보였다. 또 경기 막판 뒤집히는 경기가 많았다. 그걸로 인해 분위기도 나빠지고, 불펜 쪽 수치가 꼴찌다. 보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런트 쪽에 있어선 “간섭을 하지 않는 것과 소통을 하지 않는 건 다르다. 구단이 지향해야 하는 철학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데 있어서 너무 단편적이거나 근시안적으로 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또 팀이 어려울 때, 성적이 좋아지면 다 해결된다고 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팬 서비스나 선수단 이미지에 대해 상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최근 5위 싸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외부에선 이종운 감독을 공개적으로 흔드는 일이 빈번하다. 과거 신동빈 회장이 영입했던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에 대한 설도 끊이질 않는다. 이 사장은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다. 지금 (FA나 감독 등) 선수단에 대해 운운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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