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로 기자의 여기는 에비앙] 시즌 두 번째 세계랭킹 1~3위 맞대결 현장 속으로

입력 2015-09-10 2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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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리디아 고 활발한 경기로 유일한 언더파
박인비 티샷 실수 많았지만 1오버파로 무난한 출발
루이스는 보기와 더블보기 쏟아내며 신경질


싱가포르에 이어 프랑스 에비앙에서 6개월 만에 다시 성사된 여자골프 세계랭킹 1~3위의 맞대결. 2위 리디아 고(19·뉴질랜드)가 먼저 웃었다.

리디아 고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 1라운드에서 펼쳐진 박인비(27·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29·세계랭킹 3위)와의 경기에서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하며 한발 먼저 나갔다.

세계랭킹 1~3위의 맞대결은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이후 올해 두 번째다. 그러나 부담이 컸던 탓인지 생각보다 경기 내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전 8시40분(현지시간)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쌀쌀한 날씨 탓에 리디아 고는 검은색의 비옷 바지를 입었고, 박인비와 루이스도 긴팔 옷을 챙겨 입었다. 일교차 탓인지 페어웨이의 잔디와 러프, 그린은 물기를 머금고 있어 선수들의 플레이를 방해했다.

리디아 고는 시작과 함께 버디를 잡아내며 안정적인 출발을 보였다. 반면 박인비와 루이스가 보기로 흔들렸다. 이 분위기는 18홀 내내 계속됐다.

나이가 가장 어린 리디아 고는 시종일관 편안하고 활발한 표정으로 경기를 즐겼다. 종종 캐디와 대화를 주고받을 때면 웃음소리가 갤러리들에게 전달될 정도로 생기가 넘쳤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 특히 아이언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고, 이후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2언더파 69타로 경기를 끝냈다.

박인비는 티샷으로 애를 먹었다. 13차례 티샷 중 페어웨이에 떨어진 건 6번뿐이었다. 절반 이상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지 못했고, 이중 대부분이 보기로 이어졌다. 컴퓨터 같은 퍼트도 말을 듣지 않았다. 박인비는 이날 퍼트를 33개나 했다. 경기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박인비는 여전히 침착했다. 티샷이 긴 러프에 빠져도 표정의 변화가 없었으며, 15번홀에서는 리디아 고가 환상적인 어프로치 샷에 이어 버디를 성공시키자 ‘굿 버디’라고 말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1오버파 72타로 경기를 마친 박인비는 “샷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방향 설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안 좋은 샷들이 나왔다. 3번 정도 드라이브 샷 실수가 나온 것 같다. 또 몇 개의 버디 퍼트가 빗나간 게 아쉬웠다”면서 “조금만 더 방향에 신경을 쓰면 남은 라운드에서 충분히 언더파를 칠 수 있을 것 같다. 첫날 경기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며 2라운드를 기대했다.

스테이시 루이스는 불쾌지수가 높은 하루였다. 첫 홀부터 보기로 시작한 그는 실수가 많았다. 특히 아이언 샷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자주 페어웨이를 찍는 등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다. 14번홀까지 버디 1개에 보기를 3개 기록한 루이스는 3번이나 클럽으로 땅바닥을 내리 찍었다.

기복도 심했다. 이후 17번과 1번, 2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5번홀(파3)에서 더블보기 하면서 다시 화를 참지 못했다. 2오버파 73타를 적어낸 루이스는 세계랭킹 1~3위의 맞대결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박인비와 리디아 고, 루이스는 11일 오후 8시20분(한국시간) 1번홀에서 2라운드 경기를 시작한다.

에비앙(프랑스)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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