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프로그램 ‘심폐소생송’ 정규편성되나

입력 2015-09-30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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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 3사가 추석 연휴 선보인 특집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화제를 모은 SBS ‘심폐소생송’은 음악을 듣는 재미로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정규 편성 요청을 받고 있다. 원곡자와 함께한 숨은 주인공 옥주현·이영현·정인·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SBS

방송 이후 시청자로부터 편성 요청 쇄도
‘전현무쇼’ ‘위대한 유산’도 반응 성공적

성적(시청률)은 미미하지만, 반응은 뜨겁다.

지상파 방송 3사가 ‘대목’으로 불리는 명절 연휴에 또 다시 프로그램 하나씩 건져 올렸다. MBC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 SBS ‘아빠를 부탁해’ 등 올해 설 연휴처럼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없었지만,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어낸 프로그램은 여럿이다. 각 방송사는 시청자 반응에 기댄 정규 프로그램 편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심폐소생’된 파일럿은?

추석 연휴 방송된 파일럿 프로그램은 10여개다. 그 가운데 26일과 28일 방송한 SBS ‘심폐소생송’(5.1%)은 방송 이후 시청자로부터 정규 편성 요청을 받고 있다. 인기 요소인 음악과 추억을 버무린 ‘심폐소생송’은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를 원곡자와 출연자가 함께 부르며 해당곡의 숨은 매력을 다시 끄집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연의 틀에서 벗어나 편안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며 노래를 살려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음원은 멜론, 올레뮤직 등 차트에도 올라 있다.

KBS 2TV ‘전무후무 전현무쇼’(4.5%)는 그동안 KBS가 선보인 파일럿 가운데 가장 파격적이었다. 안정적인 노선을 걸었던 KBS는 자사를 퇴사한 전현무를 3년 만에 불러들여 도전을 감행했다. ‘전현무쇼’는 최근 트렌드인 ‘1인 방송’의 콘셉트로 전현무 혼자 80분 동안 ‘북치고 장구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저예산을 들인 최소세트의 포맷으로 진행해 다소 혼란스러운 부분도 없잖았지만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 봐왔던 전현무의 매력이 함축돼 새로운 재미를 안겼다.

MBC는 가장 명절다운 성격으로 가족 시청자를 잡았다. 28일 ‘위대한 유산’(6.8%)은 스타와 그 가족이 함께하면서 다시 한 번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김태원과 아들, 래퍼 산이와 아버지, 에이핑크 보미와 어머니는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며 시청자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정규 편성 여부도 주목…명절 연휴는 시험대?

방송사들은 봄과 가을, 두 차례 프로그램 정규 개편을 단행한다. 직전 명절 연휴가 바로 그 시험대다. 방송사들은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정규 편성하기에 앞서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 파일럿을 선보여 다양한 시청층을 대상으로 반응을 엿본다. 파일럿은 1∼2회 분량의 프로그램을 시험으로 제작해 방송 후 반응에 따라 정규 편성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견본이다.

따라서 제작진에게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승부할 수 있는 기회다. MBC의 경우 신예 PD들에게 연출 기회를 주기도 한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요일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방송하지만 정규 편성을 달성해야만 한다는 부담감도 덜하다. 정규 편성이 결정된다면 최고의 성과이지만, 무산된다고 해서 실패감이 큰 것은 아니다. 최대 성공작은 2013년 추석 연휴 때 선보인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꼽힌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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