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전남 “상위 스플릿 양보 못 해”

입력 2015-10-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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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최종전의 최대 관심사는 6위의 주인이다. 4일 33라운드 결과에 따라 올해 초 지휘봉을 잡은 1970년생 동갑내기 절친 사령탑들의 운명이 갈린다. 왼쪽부터 인천 김도훈 감독, 제주 조성환 감독, 전남 노상래 감독. 사진|스포츠동아DB·한국프로축구연맹

■ K리그 33라운드 ‘6위전쟁’ 후끈

6위 인천, 제주와 승점 2점차 ‘유리한 고지’
제주, 전북전 반드시 승리해야 6위 가능성
전남, 승점 3점차·골득실 5점차 기적 도전


드디어 마지막까지 왔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정규리그 최종전(33라운드)이 4일 동시에 열린다. 최대 관심사는 단연 6위 경쟁이다. 스플릿시스템 라운드(팀당 5경기)에 앞서 상·하위리그로 나뉘기 때문에 반드시 6위 이내에 들어야 생존 경쟁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올 시즌에는 3팀이 경합하고 있다. 32라운드까지 6위는 인천 유나이티드(12승9무11패·승점 45), 7위는 제주 유나이티드(12승7무13패·승점 43), 8위는 전남 드래곤즈(10승12무10패·승점 42)다. 공교롭게도 인천 김도훈 감독, 제주 조성환 감독, 전남 노상래 감독은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1970년생 동갑내기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로가 서로를 만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운명의 여신은 과연 어디를 향해 미소 지을까.


● 인천, “내 운명은 내가 결정한다!”


인천은 상당히 긴 추석연휴를 보냈다.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선수단에 휴가를 줬다. 물론 조건은 있었다. ‘자율훈련’을 지시했다. 나흘 만에 좋은 컨디션으로 다시 만난 선수들에게 김도훈 감독은 조금은 무거운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 운명과 역사는 우리 손으로 만들자!”

인천이 가장 유리한 것은 틀림없다. 제주에 승점 2를 앞서고 있고, 골 득실차에서도 +3으로 한결 여유롭다. 제주의 골 득실차는 0이다. 4일 성남FC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6강행의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 상황이 달갑지 않다. “지지만 않으면 되는 순간이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제주가 1위 전북현대(승점 68)와의 홈경기에서 이기고, 인천이 패한다면 6위는 뒤바뀐다.

더욱이 인천의 경기력은 기복이 심하다. 25라운드 전남 원정부터 4연승을 달리더니 이후 2연패로 주춤했다. 30라운드 부산 아이파크 원정에서 반등했지만, 다시 홈에서 울산현대에 무릎을 꿇었다. 김 감독은 “다소 불안정해진 건 맞다. 그래도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주, “절박함의 힘을 증명한다!”

제주는 인천과 달리 이틀 반나절밖에 쉬지 않았다. 선수들은 추석연휴 때 가족 얼굴만 간신히 보고 서귀포 클럽하우스로 복귀했다. 그래도 상황을 이해했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를 올 시즌 목표로 설정한 제주로선 일단 상위리그에 안착해야 희망을 볼 수 있다. 특히 홈에서 인천에 패해 FA컵 4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아픔은 배가 됐다. 전남마저 FA컵 4강에 올랐으니, 절박함은 더 크다. 조성환 감독은 “상대가 잘했다기보다 우리가 스스로 놓친 기회”라고 털어놓았다. 마지막 순간 마주한 상대는 전북이다. 조 감독은 “전략은 당연하고, 분위기에서도 밀리지 않아야 한다. 초반 흐름이 꺾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버티는 힘이 생겼다는 것은 큰 자산이다. 지난 시즌만 해도 전반기까지 선전하다가 여름 들어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다르다. 7∼9월 고비도 잘 넘겼다. 조 감독은 “동력을 잃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 칭찬할 만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뒤 담담히 하늘의 뜻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 전남, “0.01%의 확률만 있어도 포기는 없다!”

노상래 감독은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번번이 한 끗 차이로 밀린 6위 진입의 약속을 올해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주 불리하다. 승점 3은 극복할 수 있겠지만, 저조한 골 득실차(-2)가 문제다. 물론 아주 작지만 희망은 열려있다.

무엇보다 자신감 회복이 관건이다. 전남이 웃은 기억은 23라운드 제주와의 홈경기(3-1 승)가 마지막이다. 이후 9경기 연속 승수를 쌓지 못했다. 5무4패로 모든 꿈이 꼬여버렸다. 딱 1승만 더 했어도 더 박진감 넘치는 싸움이 될 뻔했다.

전남도 사흘 이상 휴식을 취했다. 다친 몸과 마음의 치유가 우선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전남 코칭스태프가 내린 결정이다. 당연히 포기도 없다. 잃어버린 ‘승리하는 법’도 되찾아야 한다. 설사 상위리그에 안착하지 못해도 14일로 예정된 FA컵 4강전을 잘 치르려면 4일 서울 원정은 아주 중요하다. 노 감독은 “0.01%의 확률에 도전한다”는 결연한 출사표를 던졌다. 전남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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