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니퍼트 공포증 완전히 떨칠까

입력 2015-10-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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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통합 5연패를 꿈꾸는 삼성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두산 더스틴 니퍼트(34)다.

니퍼트의 삼성 상대 성적은 정말 화려하다. 한국무대를 처음 밟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삼성전 19경기에서 13승1패, 방어율 2.33을 기록했다. 완투승도 한 차례 있었다. 니퍼트가 나오는 날이면, 삼성 타자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오늘은 공쳤다”고 푸념했을 정도였다. 삼성 한 선수는 “아무래도 니퍼트는 우리에게 자신감을 갖고 나오고, 우리는 그 반대라서 처음부터 밀리고 들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한 적도 있다. 올해는 니퍼트를 어느 정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 니퍼트는 삼성전 4경기에서 1승1패, 방어율 4.34에 그쳤다. 완전히 무너뜨린 것은 아니지만, ‘삼성 킬러’라는 명성에 흠집을 낼 정도는 됐다. 그러나 이제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닥뜨릴 니퍼트는 ‘정규시즌과는 다른’ 니퍼트다.

니퍼트는 올 시즌 내내 어깨와 허벅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한국 진출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한 휴식이 포스트시즌 들어 전화위복으로 나타났다. 넥센과의 준PO 1차전에서 7이닝 2실점, NC와의 PO 1차전에서 9이닝 무실점 완봉승, 사흘 쉬고 다시 등판한 PO 4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두산과 다시 만나게 된 삼성 타자들에게는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다.

25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삼성 대표선수로 참석한 주장 박석민은 니퍼트 얘기가 나오자 “마음을 비우고 들어가야 할 것 같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위에서 꽂혀 내려오는 느낌이 드는데, TV에서 볼 때도 그렇지만 실제 타석에서 보면 그게 더 무시무시하다. 공을 하나씩 봐가면서 하다가 2스트라이크에 몰리면 정말 칠 수가 없다”며 “초구부터 아예 그림을 그려놓고 레이더에 하나 들어왔다 싶으면 (배트를) 돌려야 할 것 같다. 공을 많이 봐야 하는 투수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쳐야 하는 투수”라고 설명했다.

삼성 리드오프 후보인 구자욱에게도 니퍼트는 꼭 공략해야 할 대상이다. 올 시즌부터 1군에서 뛴 구자욱은 니퍼트의 기량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던 시점에 맞대결을 해봤다. 그런데도 “니퍼트의 직구가 너무 좋은 느낌이었다. 그 직구를 이겨내는 게 숙제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과연 2년 만에 다시 만난 삼성과 니퍼트의 가을 승부는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대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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