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 못 던지면 이긴다”, 김태형 감독의 기 살리기

입력 2015-10-26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5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두산 유희관이 한국시리즈 출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대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장원준과 더불어 유희관이 ‘빅3’ 선발로 기능해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KS)에서 싸움이 된다. 그러나 유희관(사진)이 선발로 나선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넥센전·4이닝 3실점)과 PO 3차전(NC전·2.1이닝 4실점)에서 두산은 모두 패했다. 패전한 결과만이 아니라 구위 저하에 따른 조기강판이 문제였다. 그렇다고 갑자기 떨어진 직구 구속과 볼 끝이 회복될 순 없다. 결국 두산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기 살리기’였다.

김 감독은 KS 1차전을 하루 앞둔 25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유희관이 못 던졌고, 준PO와 PO를 이겼다. KS에서도 유희관이 못 던지면 (두산이) 이길 테니까 좋다”고 말해 좌중은 물론이고 유희관까지 웃겼다. 유희관을 1차전 선발로 예고한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이 못 던지니까”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기대치를 낮춰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는 배려가 농담 속에 묻어났다. 그만큼 유희관이 전력에서 중요한 선수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유희관도 “이 자리에 나온 것부터 민망하고 죄송하다. 더 잃을 것도 없다. 더 잘하려다 역효과가 났다”고 반성했다. 그러나 특유의 유쾌함은 여전했다. 유희관은 “(함)덕주가 룸메이트인데 요즘 방 분위기가 안 좋다. 덕주라도 잘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선발인 자신과 셋업맨 함덕주가 살아나야 두산의 KS 우승으로 가는 길이 순탄해질 수 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대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