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에서도 계열사 불법추심 등 논란
배우 고소영은 지난달 J트러스트 그룹의 광고를 찍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는 계약을 철회했다. ‘CF 퀸’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처럼 국내 정서는 대부업, 그리고 일본 자본에 대해 비판적이다.
J트러스트는 일본 내에서 ‘Japan Trust’로 불리는 회사다. 일본에서 1977년 3월 대부업체 잇코상사로 출발해 사세를 확장했고, 2009년 7월 현재와 같은 지주회사 형태를 갖췄다. 이때 ㈜J트러스트로 상호를 변경했고, 산하에 금융 부동산 IT 등 여러 업종의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매출의 80% 이상은 금융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J트러스트의 주요 계열사들은 일본 내에서 불법추심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채권회수에 주력해 일본 내에서 평판이 좋지 않다. 특히 대주주이자 대표인 후지사와 노부요시는 2005년 분식회계와 주가조작 등 일본 경제를 뒤흔든 ‘라이브도어 사건’에 연루돼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J트러스트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대부업체를 헐값에 인수해 채권추심을 중점사업으로 전개해 인수대금 회수에 주력한 뒤, 활용가치가 없어지면 회사를 매각하거나 청산하고 또 다른 회사를 사들이는 식의 운영을 반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에게 높은 할당량 대비 낮은 급여로 자연퇴사를 유도했는데,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져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해 사측과 맞서고 있다.
J트러스트는 2011년 4월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를 인수하면서 한국시장에 진출했고,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틈타 2012년 10월 1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미래저축은행(현 JT친애저축은행)을 1000억원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인수했다. 인수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자,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KC카드(현 J트러스트카드, 한국 카드회사와 달리 대부업을 함)로 우회 인수해 국내 최초로 저축은행을 집어삼킨 대부업체가 됐다.
2013년에는 하이캐피탈대부와 KJI대부(원더풀론)를 인수해 단기간에 국내 대부업계의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대부업과 관련된 사업을 모두 정리했다고 하지만, 이는 지난해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 인수 과정에서 대부업을 폐지하라는 금융당국의 제안을 따르기 위해 대부업체를 저축은행에 매각한 고육지책에 따른 것이었다.
J트러스트 그룹 전체 매출의 70% 이상은 대부업에서 나오고 있다. 또 일본의 저금리 자금을 조달해 한국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 법인세 역시 일본(40%)에 비해 한국(20%)이 낮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