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KS 우승 여운, 대표팀까지…

입력 2015-11-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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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장원준-허경민 (오른쪽). 스포츠동아DB

두산 장원준-허경민 (오른쪽). 스포츠동아DB

‘프리미어 12’ 최종 엔트리에 8명 포함 최다
추가 발탁된 장원준·허경민 등 컨디션 최고


두산이 없었다면 대표팀을 꾸리지도 못할 뻔했다. ‘2015 프리미어 12’에 출전할 야구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 28명 가운데 8명이 올해 한국시리즈(KS) 우승팀인 두산 선수로 구성됐다. 무려 30%에 가깝다.

포지션별로 면면도 다양하다. 투수 장원준 이현승, 포수 양의지, 내야수 오재원 김재호 허경민, 외야수 김현수 민병헌까지 고르게 포진해있다. 맨 처음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 총 6명이 포함됐을 때도 이미 최다였다. 그런데 이후 삼성 선수들이 엔트리에서 제외될 때마다 대체자로 어김없이 두산 선수들이 발탁되면서 숫자가 더 늘어났다. KBO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적은 없지만, 역대 국가대표팀 가운데 한 팀에서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사례가 될 가능성도 있다.

대표팀으로선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두산은 KS 이후 한창 분위기가 좋다. 특히 추가 발탁된 장원준과 허경민은 포스트시즌 내내 안정적인 기량을 뽐내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두산에 KS 우승을 안긴 승리의 흐름이 국가대표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반대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두산 선수들은 사상 첫 144경기 시즌을 마친 뒤 곧바로 준플레이오프(준PO) 4경기와 PO 5경기, KS 5경기를 치렀다. 포스트시즌 기간 내내 우승에 대한 일념으로 심신의 힘을 다 쏟아 부었다. 특히 양의지는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미세골절돼 진통제를 맞아가며 KS를 뛰었다. KS 종료 후 일주일 만에 펼쳐지는 프리미어 12 개막전에서 선수들이 KS의 경기감각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래도 여전히 기대치는 높다. 장원준, 양의지, 이현승, 김재호, 허경민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정예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모두 군 대체복무 혜택 없이 병역의무를 마친 선수들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하나같이 오랜 꿈이었던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감격스러워했다. 단골로 태극마크를 달아온 선수들이 느끼지 못하는 열정을 마음에 품었다. 승리에 대한 열망은 늘 예상보다 더 위대한 결과를 불러온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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