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심의 휴머니즘…확 바뀐 ‘응답하라 1988’

입력 2015-11-13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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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웃음과 눈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덕선네 가족.왼쪽부터 동생 역의 최성원, 아빠 역 성동일 그리고 주인공 덕선인 혜리. 사진제공|CJ E&M

■ 응답하라 1988이 ‘응칠’ ‘응사’와 다른점

부모 역할 성동일·이일화 등 고충 강조
‘그땐 그랬지’ 부모·자녀간의 소통 유도

‘응답하라 1988’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은 ‘1997’(응칠)과 ‘1994’(응사)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응답하라’ 시리즈물. 그러나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감성으로 시청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응팔’은 ‘응칠’과 ‘응사’가 전면적으로 다루지 않은 가족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전 시리즈의 평일 밤 시간대에서 주말 오후 8시로 방송 시간을 변경하면서다. 덕선(혜리)을 비롯해 정환(류준열), 선우(고경표), 택(박보검), 동룡(이동휘) 등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펼치지만 거기에만 초점을 맞추지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로 등장하는 성동일, 이일화, 라미란, 김성균 등이 직장 등 사회에서 겪는 고충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

‘응칠’은 1997년 아이돌 팬덤에 빠진 일명 ‘빠순이’를 시청자 공감 소재로 활용하며 전체적으로는 10대 청춘을, ‘응사’는 대학교 새내기들이 사회에 적응해가는 과정 속에 사랑에 대한 감정을 알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응팔’의 주인공들이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골목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살아가는 모습도 이야기의 포인트다. 그렇다보니 지금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웃의 친밀감을 엿볼 수 있다. 가스가 떨어져 밥을 짓지 못하면 이웃에서 밥 한 공기를 얻어가는 모습에 자녀 시청자는 “정말 저랬어?”라 묻고, 부모들은 “그랬지”라 답하며 소통한다. 이를 통해 어른 세대까지 아우르는 강점을 가지게 됐다.

전편 시리즈에서 남편 찾기는 큰 재미이면서도 시청자의 진을 뺐다. 제작진은 남편 후보의 손등, 어깨, 뒷모습 등 몸의 일부만 공개해 시청자가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했다. ‘응칠’의 서인국, ‘응사’의 정우일 것 같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시청자는 얼굴이 공개될 때까지 긴장을 놓지 못했다. 인터넷에는 ‘증거’ 자료가 등장할 정도로 드라마의 또 다른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응팔’의 수수께끼는 남편 찾기보다 ‘남자주인공의 성인 역할은 누구일까’에 있다. 혜리의 성인 역은 이미연이 맡고 있다. 김주혁도 등장했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네 남자주인공의 성인 역할이 모두 등장할 예정이지만 제작진은 이 역시 마지막까지 해당 연기자도 그 정체를 알 수 없게 장치함으로써 시청자의 상상력은 또 한 번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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