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 종영

입력 2015-11-13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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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11월 13일

대체로 한 해 동안 방송되는 드라마는 몇 편이나 될까. 지상파 방송 3사가 한 해 방송하는 드라마는 단막극을 제외하고도 50편이 넘는다. 여기에 단막극은 물론 케이블채널 등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를 포함하면 그 수치는 그 곱절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평일과 달리 일요일 아침 방영되는 드라마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일요일 아침 시간대는 온 가족이 비교적 늦은 아침식사를 하며 정답게 TV를 시청하는 또 하나의 황금시간대였던 때도 있었는데 말이다. 따라서 가족 혹은 이웃간 따스한 정을 담아내는 드라마가 한때 인기를 모았다.

1994년 오늘 막을 내린 MBC 일요 아침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한지붕 세가족’은 1986년 11월9일 첫 방송 이후 413번째 에피소드를 그리며 종영했다. 드라마의 배경인 서울 대방동 동네가 재개발지구로 확정돼 주민들이 떠나는 이야기였다.

‘한지붕 세가족’은 최고 시청률 60%대(서울지역 기준)에 달할 만큼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층 양옥집의 주인 식구인 현석·오미연을 비롯해 문간방 식구들인 임현식·박원숙 그리고 아들 ‘순돌이’의 이건주, 이층 식구인 만화가 심양홍 등이 초기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하지만 오미연이 1988년 1월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으면서 극중 남편 현석의 일본지사 발령과 함께 중도하차했다. 이에 따라 임채무와 윤미라가 새롭게 이 집의 주인이 되었다. 훗날 이정길·엄유신이 다시 새 주인 식구를 이뤘다.

방송 8년 동안 윤대성, 김운경, 이홍구, 이찬규 등 8명의 작가와 이승렬, 박종, 정인, 정운현 PD 등 8명의 연출자들이 바통을 주고받은 ‘한지붕 세가족’은 숱한 화제 속에 많은 스타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만수아빠’ 최주봉을 비롯해 김혜수와 이영범(두 사람은 극중 신혼부부로 새로운 가족으로 이사왔다), 강남길, 차주옥, 김영배 등이 이 드라마로 시청자의 시선을 모았다. 이제는 톱스타로 군림하는 한석규와 1993년 MBC 22기 공채 탤런트 동기이기도 한 차인표와 심은하도 이 무대를 통해 카메라 앞에 섰다. 김원희 역시 ‘한지붕 세가족’을 발판삼아 출세작 ‘서울의 달’에 캐스팅되기도 했다.

서울 변두리 서민들의 기쁨과 슬픔, 이웃간의 갈등과 화해 등을 그리며 인기를 모은 드라마는 그러나 잦은 배역 교체와 소재의 한계 등으로 점차 그 명성을 잃어갔다. 하지만 여전히 그 제목은 하나의 ‘관용어’가 되었고, 드라마의 따스하고 정겨운 분위기는 또 다른 추억이 됐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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