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최희부터 정인영까지…신전 뛰쳐나온 ‘○○’ 여신들

입력 2015-11-20 13: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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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신전에만 모여 있던 '스포츠 여신'들이 방송가로 쏟아지고 있다.

20일 오전 씨그널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정인영 전 KBSN 아나운서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이로써 정인영은 회사에 속한 스포츠 아나운서가 아닌 프리랜서로서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지난 몇년 간 방송가에는 '여신' 칭호를 받던 스포츠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들이 늘어났다. 최희를 필두로 공서영, 신아영 등이 주목을 받았으며 이들은 지상파와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등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이런 행보에 불만을 드러내는 쪽은 당연히 스포츠 팬들이다. 줄곧 자신이 맡은 종목에 대한 애정을 보이며 진정성을 강조했던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하루 아침에 프리 선언을 하는 행위를 두고 '배신'으로 규정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프리 선언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배신자 취급을 받고 성공 여부도 불확실한 가운데 안정적인 울타리를 빠져나오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 소속 아나운서라고 하면 표면상으로 보기엔 안정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수의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소위 '계약직'이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대로 무적자 신세가 된다. 그래도 이름과 얼굴을 알려 다른 방송사나 연예 기획사로 갈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화려해 보이는 이들도 '미생'이었다는 것.

그럼 신전으로 빠져나온 '스포츠 여신'들에 대한 수요는 어떨까.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우선 이들이 방송을 알기 때문에 안정적인 진행능력을 바라는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이 많이 온다. 또 패션, 뷰티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여신들이 신전을 떠나온 만큼 전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생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결국 자신의 실력으로 존재감을 증명하는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제 울타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스포츠 여신'들은 어떤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게 될까. 누구나 쉽게 내릴 수 없는 어려운 결정을 한 이들에게 '배신'이라는 낙인보다는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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